정몽규(60) HDC 회장이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이달 11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외벽붕괴 사고 발생 엿새 만이자 현대산업개발 회장 취임으로부터 23년 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정 회장의 유감표명에 대해 지역사회에선 대전과 충남 소재 현대산업개발 현장이 어떻게 진행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서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개발로 시작해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으나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광주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지난해 6월 철거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숨지거나 다쳤고 다시 지난 11일 시공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도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했다.

정 회장은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화정아이파크 현장 대책과 관련해선 "안전점검에 문제 있다고 나오면 수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좋은 아파트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정 회장은 안전 강화 대책도 내놓았다. 정 회장은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은 10년이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은 물론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릴 것"이라며 "입주민들이 편히 살 수 있도록 하고 안전이 문제가 되어 발생하는 재산상 피해가 전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기관의 안전진단도 공언했다.

정 회장은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 동안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고객과 국민 신뢰를 지키고자 했지만 이번 사고로 그런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려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