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에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을 능가할 또 하나의 해저터널이 계획되고 있다. 충남도가 어제 당진과 경기도 화성을 잇는 `제2서해대교 건설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표했다. 당초에는 제2서해대교를 목표로 과업을 진행했는데 해저터널로 결론이 났다. 보령해저터널 개통으로 축제의 여운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 보다 더 긴 해저터널이 추가로 건설된다니 믿기지 않는다.

이번 용역의 최적안인 당진 안섬포구-화성 남양호 노선은 총 8.4㎞ 중 7.48㎞를 해저터널로 건설하는 방안이다. 관계기관 및 자문위원들이 경제성·연계성·시공성·안정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론을 도출했다고 한다. 나머지 3개 노선도 해저터널 방식이지만 노선 연장이 최적안에 비해 길어 사업비 부담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 해저터널의 명칭은 나온 게 없지만 두 지역의 지명을 따서 당진·화성 해저터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충남과 경기를 잇는 해저터널의 기대 효과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사업구간의 거리는 46.4㎞에서 8.4㎞로 무려 38㎞가 단축된다. 충남 서북부 산업단지의 물류비 절감과 신규 산업단지 유치를 위한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이미 교통량이 포화 상태인 서해대교의 정체 해소 및 재난 발생 시 대체노선 확보도 용이하다. 관광산업 측면에서도 보령해저터널, 가로림만 해상교량과 연계한 서해안 관광벨트의 완성판이 될 수 있다. 보령해저터널은 개통 한 달만에 전국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며 서해안의 명물이 되고 있다. 이런 보령해저터널보다 550m나 긴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상상초월의 `해저터널 시너지`가 일어날 수도 있다.

다만 해저터널 사업이 성사되기까지는 난관이 많이 남아 있다. 우선 해당 구간이 국도 노선으로 지정이 돼야 하고,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계획(2026-2030)에 포함돼야 한다. 이번 용역에서 경제성(B/C) 분석 결과 기준치 1을 밑도는 0.87이 나온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새로운 해저터널은 십 수년이 걸리는 대역사이지만 첫 단추를 잘 뀄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벌써 국도 77호선을 따라 보령해저터널과 원산안면대교, 가로림만 해상교량, 당진해저터널로 이어지는 서해안 관광벨트가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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