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의 결단은 벼랑 끝에서 국면 전환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지지율이 10% 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여론조사까지 나오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후보 입장에서는 극약 처방이라도 내려 보수층을 결집하고, 지지율 반등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더 늦기 전에 제기능을 못하는 선대위를 정리하고 터닝포인트를 마련해야 한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출범 후 지금까지 뭐 하나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 출발 당시부터 김 위원장 영입을 두고 삐거덕거렸고, 이후 대선 후보의 리스크 관리나 정책 개발에도 소홀했다. 윤 후보 스스로도 잦은 말실수와 처가 문제에 대한 `뒷북 사과`로 국민들에게 실망만 줬다.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갈등을 방치하다시피 한 것은 뼈아프다. 이유야 어찌 됐던 이 대표가 선대위 상임위원장 자리를 던지면서 윤 후보는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윤 후보의 이번 선택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아직 미지수다. 국민들에게 새롭게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이게 오롯이 지지율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 한번 마음이 떠난 중도층과 2030 세대가 다시 윤 후보에게 돌아올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김 위원장이 떠나고 이 대표와도 데면데면한 관계가 지속된다면 윤 후보의 리더십은 더 의심받게 된다. 당내 인사도 품지 못하는 후보가 중도층과 2030 세대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선대위가 문패를 바꿨다고 하루아침에 새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당장은 윤 후보부터 일신해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후보 이미지 관리나 정책 개발은 그다음 일이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으면 오히려 독선과 오만의 리더십으로 비칠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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