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오픈소스센터장
이승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오픈소스센터장
2022년을 전망하는 각종 보고서들이 쏟아지고 있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5.9%에서 내년 4.9%로 예측했고, OECD는 올해 성장률을 5.7%로, 내년 성장률은 4.5%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세계 경기는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추세다. 세계 GDP는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팬데믹 이전으로 완전한 복귀를 하지 못한 상황이며 최근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까지 등장하면서 세계 경제는 또 한번의 몸살을 겪고 있다.

정부와 한은, IMF, OECD가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4.0-4.3%로 보고 있고 내년은 2.8-3.3%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백신 접종률 확대, 수출증가, 정부예산투자 확대 등으로 빠르고 강한 회복을 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평균성장률로 볼 때 우리나라는 1.6%로 G20 선진국 10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G20 전체 국가로 비교하면 중국(5.4%), 터키(5.1%)에 이어 3위 수준이다. 2022년은 대선과 함께 백신접종의 지속확대, 경기부양 기조유지 등으로 국내 산업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와 미·중간 분쟁, 중국 경제 리스크 등으로 올해에 비해서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T 시장과 산업 관점에서 코로나19 이후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지난 2020년은 새로운 전염병에 대항하는 생존에 사활을 걸었고, 2021년은 팬데믹을 극복하면서 뉴 노멀시대로의 정상화를 시도하는 시기였다. 이 과정에서 ICT 기술은 비대면 시대의 정상화를 이끄는 선봉에 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2022년은 지금까지 새롭게 경험하며 쌓아놓은 노력들이 지속 가능한 수익과 확장을 창출해내는 쪽으로 발전해가야 하는 국면을 맞고 있다. 향후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ESG, AI와 두뇌, 우주개발, 미중 무역갈등, 중국의 부상, 인도와 동남아시아 신흥 강국의 부상 등 팬데믹과 별개로 당면한 이슈들이 산재해있다. 지난달 이코노미스트지의 한 기고에서 2022년 주목해야 할 트랜드로 △민주주의 대 독재 △팬데믹에서 풍토병으로 △인플레이션 우려 △일에 대한 미래 △새로운 테크래쉬 △암호화 기술성장 △기후위기 △여행문제 △우주경쟁 △정치축구 등을 꼽았다. 이는 변화된 세상의 단면을 상징하는 키워드들이다.

가트너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전략 트랜드에서는 데이터 패브릭, 사이버보안 메시, 클라우드 네이티브 플랫폼, 초자동화, AI 엔지니어링, 자율 시스템, 생성형 AI 등 12개 기술분야를 꼽으면서 이들을 엔지니어링 신뢰, 조직의 변화 그리고 성장의 가속화라는 3가지 분류로 정리하고 있다. 즉, 스토리라인은 이렇다. 이제 IT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핵심 기반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역할이 되었다는 의미이며, 디지털 전환을 위한 유연하고 지능적인 변화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그러한 신뢰 기반의 비즈니스 가치와 이를 실현하는 유연한 조직을 바탕으로 지속적이고 빠른 성장을 가능케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이제 기술은 기술을 넘어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성장의 동력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인류는 이제 새로운 `거대한 재편(The Great Reset)`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패권경쟁의 패러다임은 정치·경제를 넘어 ICT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 패권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22년은 팬데믹 위기로 재편된 세상에서 기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예상되며, 새로운 기술 주도권은 미래의 산업 생태계 전반에 얼마나 큰 가치를 불어넣을 수 있는가가 중요한 승패의 무기가 될 것이다. ICT는 이제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팬데믹과 기후변화 등으로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세상에서 인류와 인간의 삶을 위해 보다 의미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승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오픈소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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