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대 행복한 과학생활연구소 '시니어과학문화 융합한마당'
3년 간 충청지역 고령인 대상 과학교실 운영

김정희 선문대 행복한 과학생활연구소장(오른쪽)이 학생에게 탱탱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김정희 선문대 행복한 과학생활연구소장(오른쪽)이 학생에게 탱탱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아산]"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 들을 배울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직접 탱탱볼을 만들고 있던 61세 박경민 씨가 함박웃음을 지은 채 수어로 말했다. 25일 오전 선문대학교 친교관에서 열린 선문대 행복한 과학생활연구소의 `시니어과학문화 융합 한마당`에는 박 씨와 같은 60~70대 늦깎이 학생 15명이 모였다. 학생들은 한국농아인협회 충남협회 당진시지회 회원들. 김정희 행복한 과학생활연구소장(기초공학과 교수)이 탱탱볼의 제작 원리를 설명하자 그의 말을 보조 선생님들이 연신 수어로 통역했다. 학생들은 김 소장의 설명대로 비커에 담긴 뜨거운 물에 복합고분자 원료와 물감을 휘저으며 액체가 고체가 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탱탱볼 만들기 수업 후에는 천연염색과 드론 수업이 이어졌다.

표민애 한국농아인협회 당진시지회장은 "예전에는 농아이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한글 수업이 다 였다"면서 "올해 연구소를 통해 과학수업을 8회 받았다. 농아인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선문대 행복한 과학생활연구소는 지난 2019년부터 `시니어 과학문화 융합 한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과학문화를 접할 기회가 적은 고령인을 위한 과학체험학습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는 `과학문화활동지원사업`의 일환이다. 과학기술진흥기금과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행복한 과학생활연구소가 고령인을 위한 과학문화 교육에 나선 것은 2018년 한국농아인협회 천안시지회에서 과학수업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김정희 소장은 이때 고령인과 장애인 일수록 과학을 접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듬해 고령인 교육을 위한 재원 마련에 나섰고 한국창의재단의 과학문화할동지원사업을 발견해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동안 연구소는 한국농아인협회 천안시지회·당진시지회·괴산군지회, 충남시각장애인연합회 보령지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과학교육을 진행했다. 3년간 누적 교육 60회, 수업에 참여한 학생만 누적 1243명에 달한다. 일반인이 사용하는 과학실험 교재를 사용할 수 없는 탓애 연구소는 장애인에 맞는 교재를 직접 제작했다. 연구소가 개발한 교보재만 100가지가 넘는다.

과학 생활연구소는 더욱 많은 고령인에게 과학문화를 전하고 싶다. 수업을 하며 발견한 뛰어난 재주를 가진 고령인들에게 일자리를 연결하고 싶은 소망도 있다. 김정희 소장은 "과학문화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과학수업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면서 "그동안 우리가 축적해온 교육 자료들을 공유하려 한다. 우리 연구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손이 닿지 않는 시골마을에도 과학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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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선문대 친교관에서 열린 `시니어 과학문화 융합 한마당`에서 한 학생이 티셔츠에 염료로 자신의 이름을 적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25일 선문대 친교관에서 열린 `시니어 과학문화 융합 한마당`에서 한 학생이 티셔츠에 염료로 자신의 이름을 적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25일 선문대 친교관에서 열린 `시니어 과학문화 융합 한마당`에서 학생들이 비커에 담긴 뜨거운 물에 복합고분자 원료를 섞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25일 선문대 친교관에서 열린 `시니어 과학문화 융합 한마당`에서 학생들이 비커에 담긴 뜨거운 물에 복합고분자 원료를 섞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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