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 기획전 '내 방 창 너머'
박인경 화백 최신작 중심 40여 점 선봬
다양한 수묵화법으로 일상을 운치 있게

박인경(연도 미상), `내 방 창 너머`, 64x61.5cm, 종이에 수묵채색
박인경(연도 미상), `내 방 창 너머`, 64x61.5cm, 종이에 수묵채색
우리나라 현대 미술계의 주요 여성화가 중 한 명인 박인경 화백의 작품들을 모은 `내 방 창 너머` 기획전이 내달 19일까지 이응노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응노 화백의 배우자이기도 한 박인경 화백의 최근 신작을 중심으로 한 수묵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 풍경을 담은 작품 위주로 선보임으로써 그녀의 생활공간을 둘러싼 주변 풍경에 대한 화가의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림의 소재는 소박하지만, 그 속에는 고요한 정취와 시정이 담겨 있다. 수묵의 표현방식은 과감하고 때로는 간결해 자연을 바라보고 묘사·표현하는 작가의 다채로운 감정을 가늠해 볼 수 있다.

1전시실과 2전시실은 지난해부터 올해 창작된 박 화백의 신작을 중심으로 배치했다. 그림의 주제는 주로 작가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으로, 박 화백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 보-쉬르-센의 자연을 담은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작가의 방 너머 정원에 펼쳐진 풍경, 보-쉬르-센의 바위, 강, 숲, 바람, 비 등 작가가 일상에서 항상 접하는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담았다. 치밀한 사생력을 보여주는 작품, 대담한 붓질로 과감하게 사물을 추상화한 작품, 먹과 색채를 다채롭게 사용하는 기법 등 자연을 포착하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박 화백의 원숙한 예술을 느낄 수 있다.

3, 4전시실은 박 화백의 남편인 이응노 화백이 자연 풍경과 일상적 사물을 그린 작품들을 선별했다. 그가 즐겨 그린 대나무를 비롯해 학생들을 가르치며 시범을 보였던 정물화, 주변 풍광을 그린 풍경화는 소품이지만 이응노의 예술에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응노는 박인경의 예술에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통해 박 화백의 예술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아울러 유사한 소재를 다룬 박 화백 작품과의 비교 감상을 통한 두 화가의 내밀하고 개인적인 감정들을 교차해볼 수 있는 것도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다.

영상실에서는 `리듬(Rhythm) - 비트윈(Bit-Win) - 하모니(Harmony)`의 세부 주제로 이어지는 `Lee Ungno : The Movement`을 통해 이응노의 예술세계를 3차원 공간에서 움직이는 이미지로 경험할 수 있다.

박 화백은 항상 사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주변 사물과 자연의 사생을 통해 생명력 있는 회화 창작을 시도해왔다. 꽃, 물, 바람, 숲, 바위 등 풍경을 직접 마주한 그녀의 그림들은 화가의 눈과 마음을 반영하며 우리를 추상화된 자연 속으로 고요히 이끈다.

이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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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경(2021), `바람`, 30.4x30cm, 종이에 수묵
박인경(2021), `바람`, 30.4x30cm, 종이에 수묵
박인경(2020), `정원`, 40.8x41.5cm, 종이에 수묵채색
박인경(2020), `정원`, 40.8x41.5cm, 종이에 수묵채색
박인경(2020), `정원`, 40x40.4cm, 종이에 수묵채색
박인경(2020), `정원`, 40x40.4cm, 종이에 수묵채색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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