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식 TNS TECH 대표
강태식 TNS TECH 대표
말을 잘해야 하는 시기다. 말이라는 것은 단순히 자기 생각을 입으로 내뱉는 것이 아니다. 어른의 말과 어린이의 말이 다르듯이 같은 어른이라도 말에는 격이 있다. 텔레비전을 통해 이미지가 좋았던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이 인터뷰나 토론을 할 때 실망한 적이 없는가? 지금까지 봐 왔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무슨 말을 저런 식으로 하지?`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반대로 평상시 성품과 말의 수준이 남다르면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말로 흥하고 말로 망하는 것을 요사이는 특히 많이 목도하고 있다. 단순히 지인들끼리 가족끼리 대화하는 것과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은 달라야 한다. 기본은 본인의 생각을 남들에게 순서 있고 품격 있게 이야기 하는 것이다.

예상외로 남들 앞에만 서면 말을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먼저 찾는 곳은 스피치를 가르쳐주는 곳이다. 사실 스피치는 말하는 방법을 배우는 곳이다. 말하는 방법이란 명확한 발음이나 말할 때 적절히 쓰는 동작 정도가 될 것이다. 스피치를 잘 한다고 남들 앞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본인의 생각을 구조화 시킬 수 있고 거기에 발음이나 손짓, 몸짓이 더해져서 풍성해지는 것이다. 기본은 생각의 구조화다.

말은 글쓰기다. 글을 쓴다는 것은 본인의 생각을 구조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구조화하는 것이 뭔가? 서론, 본론, 결론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다. 어떤 말을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표현하고 어떻게 마무리하면 되겠구나를 머릿속에 담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가 어려운 이유다.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라는 말이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보면 실력이 나보다 잘난 사람이 너무나 많다. 그렇지만 전문실력과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비례하지 않는다.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하고 싶다면 우선 글로 써야 한다. 1시간 강연을 하기 위해서는 1시간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전부 써서 외우다시피 해야 한다. 즉흥적이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까지 할 것인가를 써야만 말을 하다가 삼천포로 빠지지 않는다. 간단한 말도 그렇다. 갑자기 무슨 말을 해 달하는 부탁을 받으면 수첩이나 메모지에 말할 내용에 대해서 최소한 단어만이라도 써서 앞에 서야 한다. 그리고 그 단어 이외의 생각까지 확장 시키지 말아야 한다. 말 실수를 하기 쉽기 때문이다.

결국은 읽기다. 품격 있는 말은 결국 품격 있는 단어와 적절한 어휘사용이다. 장황하게 말하지 않아야 하고 일반적으로 쓰는 쉬운 단어를 사용하지만 가끔은 함축된 어휘를 써야 한다. 어떤 어려운 단어를 쓸 때도 남들이 한두 번씩은 들어봤을 만한 단어를 써야 한다. 예를 들면 사자성어를 쓸 때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삼국지 같은 책에 나오는 같은 친근한 예를 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말하기는 결국 읽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말할 때 좋은 어휘, 드라마의 명대사, 적기적소에 쓰는 사자성어, 속담, 격언 이런 것 들이 양념으로 들어가야 격이 높은 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책을 읽어야 하고 좋은 문장은 써 놓고 의도적으로 사용해봐야 한다. 꼭 해야 하는 말과 해야 한다면 어느 정도의 격조 있는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만 소위 `나잇값`하는 사람이 된다.

말은 하면 할수록 어렵다. `촌철살인`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런 찌르는 말보다는 `온화한 말`이 더 호감이 간다. 예전에도 말씨가 중요했다. `신언서판`이라고 선조들은 인물을 선택하는 데 표준으로 삼던 기준은 신수, 말씨, 문필, 판단력이었다고 한다. 말을 잘하려면 결국 더욱 열심히 읽고 쓰는 방법 뿐이다. 강태식 TNS TECH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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