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발표된 대선공약은 시·도별로 2건씩 안배한 듯하다. 건수에서 지역별로 공평한 배분에 신경을 쓴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지역별 핵심 사업을 짚으려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반면, 허전한 구석도 느껴진다. 공약 숫자가 적어 그렇게 비치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공약의 신선도와 파격성 등이 옅어 보이는 게 걸린다. 충청권 현안 사업 목록은 거의 공유돼 있다. 이번에 선정된 공약 리스트라는 것도 그 부분집합을 구성할 뿐이다. 여권이 충청권 현안과 관련해 예산정책협의를 벌일 때면 단골 메뉴로 등장했던 사안들과 겹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발표에선 시급을 요하는 지역 현안이 다수 누락된 사실도 목도된다. 대전·충남 혁신도시로의 공공기관 유치 문제를 비롯해 충남 서산공항 건설,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 등 귀에 익숙한 사업들이 빠졌는데 이는 보충해야 한다.
다음 기회를 빌려 충청권 대선공약 얼개를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이때 국민의힘 브랜드 색채를 짙게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공공기관 유치만 해도 대상·범위를 구체화하는 게 좋다. 예컨대 대한체육회, 육군사관학교의 경우 집권하면 유치하겠다는 약속을 못할 것도 없다. 대전 역세권에 코레일 자회사들을 개별 입지시키는 것도 고민해볼 여지가 있고 도시철도 1호선 판암-옥천 구간 확장 연결도 매력적인 이슈라 여겨진다. 아울러 국내 대기업 투자를 이끌어내 4차 산업 혁명 전진기지 역할을 부여한다는 구상도 대선 공약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덧붙여 세종의사당 시대가 열리는 만큼 국민의힘 중앙당을 세종 인근 대전권으로 옮기는 문제도 던져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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