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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한반도 생태계 건강의 초석, 남북산림협력

2021-10-12 기사
편집 2021-10-12 07: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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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올해 7월 북한은 유엔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대한 국가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SDGs 이행을 위한 17개 목표와 95개 세부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질서 흐름에 동참하기 위한 북한의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과 방법을 제시한 점은 주목할 일이다.

북한은 1990년대 경제위기를 겪으며 산림을 비롯한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녹색댐 기능을 하던 숲이 파괴된 이후 닥친 폭우와 가뭄 등 이상기후는 북한 주민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게 됐다. 북한 기상수문국 발표에 의하면 1918년 대비 2000년의 겨울 기온은 4.9도, 봄철 기온은 2.4도가 높아졌다. 여름철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면서 인명 및 재산 피해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숲의 수질정화 기능이 상실되자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북한은 산림복구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2015년부터 중앙정부 주도로 '산림복구전투'사업을 시작했는데, 2018년까지 진행된 1단계 산림복구전투는 일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의하면, 북한의 황폐한 산림이 2008년 284만㏊에서 2018년에는 262만㏊로 약 22만㏊ 축소돼 북한 산림이 복원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 산림의 황폐화는 백두대간으로 이어진 숲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는 남한의 국토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북한의 산림이 불안정해지면서 휴전선 아래 임진강과 한강 하류는 산사태와 하천 범람이 잦아졌으며, 이로 인해 남한에도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접경지역 중심으로 산림병해충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산림 회복과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을 지원하는 것은 남한을 포함한 한반도 생태계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이에 2018년 남북정상은 북한 산림과 환경·생태복원 협력에 합의했고, 이후 두 차례 남북산림분과회담과 산림병해충 방제 지원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남북산림분과회담에서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을 합의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산림 복원과 보호를 위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이를 북한에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왔다. 특히 국립산림과학원은 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 산림실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북한 실정에 맞는 혼농임업 기술개발, 북한 산림정보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며 남북산림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 남북 통신선이 복원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인도적 분야에서 먼저 협력할 수 있을텐데, 산림 분야에서 준비된 연구 결과를 우선 적용해 한반도 생태계가 건강하게 복원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북한의 산림 회복을 위한 실천적인 활동을 통해 한반도 평화도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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