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회장
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회장
사회는 역사적으로 `세대`를 통해 시대를 집단화하고 규정해 왔다. 전통사회에서의 세대는 선대와 그 뒤를 잇는 후대의 연속성을 구분짓는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연령층별 현상을 설명하는 도구로써, 학술적인 개념이 더해졌다. 그렇게 우리는 의지와는 관계없이, 탄생연도와 나이에 의해 밀레니얼 세대로, Z세대로, 또 실버세대로 불리고 있다.

마케팅을 위해서든지, 사회·경제적 현상을 연구하기 위해서든 세대를 구분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중`MZ세대`는 요즘 가장 핫한 세대다. 밀레니얼세대(1980년-2000년대초)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초)를 통칭하는 이들은 조직 내에서는 신세대 직원으로, 시장에서는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소비자로서,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세대다. 회사의 성패가 달렸다며, 이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기업도 상당하다.

흔히 언급되는 이들의 특징은 이렇다.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를 좇고,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한다. 소비에 있어,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 플렉스(Flex) 문화와 명품 소비가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라떼`를 선호하는 기성세대에 거리감을 두고, 누군가에게 `호갱`이 되는 경험을 극도로 경계한다.

이 특징을 바탕으로 주변의 MZ세대를 떠올려 보면 어떠한가. 수긍이 가기도 하면서도, 또 의아한 구절도 있다. 학술적 연구와 마케팅에 의해, 그리고 각종 매체에 의해 일반화됐기 때문인지, 세대 구분에 대한 물음표가 뎐져진다.

일반화에는 오류가 따르기 마련이다. 거주방식이나 교육의 정도가 달라, 각기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온 이들을 한 세대로 규정짓는 것은 보통의 일이 아니다. 게다가 지금은 어느 한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러 세대가 한 공간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은가.

여기서 우리 사회에는 두 가지 고민이 따른다. 먼저, MZ세대 소비자들의 변화무쌍한 행동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며, 또 하나는 지금까지 어느 세대보다도 왕성한 소비활동을 해왔고, 인구학적으로 그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실버세대`에 대한 고민이다.

더 어려운 것은, 시간이 지나며 젊음과 나이 듦에 대한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젊음`을 곧 `활력`이라고 할 수 없으며, 나이가 들었다 해도 쇠퇴했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새로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은퇴에 대한 관점과, 노인학에 대한 연구방향이 달라지는 것처럼 최첨단 기술에 의해 이 경계의 구분은 점차 모호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빅데이터 등의 새로운 기술은 젊은 세대의 욕구에 의해 주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혁신적인 결과물은 노년층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MZ세대 또한, 노년의 활기차고 건강한 삶을 준비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현재 MZ세대를 잘 분석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변해갈 것이다. 보다 포괄적인 시각으로 세대를 바라보고, 저마다의 가치관과 유사점을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만이 기업은 인사이트를 얻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것은, 아무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던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세대에 대해서 만큼은, 나이로만 정의하지 않고, 갇힌 사고를 배척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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