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 오차·충전요금 과금 오류 감소 등 기대

김규태 KRISS 전기자기표준그룹 책임연구원이 대전류 직류전력량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표준연 제공
김규태 KRISS 전기자기표준그룹 책임연구원이 대전류 직류전력량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표준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모빌리티의 신뢰성, 고품질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에 성과를 내고 있다.

14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에 따르면 KRISS전기자기표준그룹은 전기차 급속 충전에 사용되는 대전류 직류전력량 표준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이용하면 500kW 급속충전기까지 검정할 수 있다.

KRISS는 국가교정시험기관인 산업기술시험원 등을 대상으로 교정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급속충전기 계량오차 감소, 충전요금 과금 오류 감소 등 전기차 시장 전반의 신뢰성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전기차는 충전 방식 및 용량에 따라 충전시간이 다르다. 7kW 사양의 완속충전기는 교류를 사용하며 아파트와 개인주택에 주로 설치된다. 급속충전기는 50kW, 100kW, 350kW 등 용량에 따라 충전 속도가 차이나지만 1시간 내외의 시간 동안 빠르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64kW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한 국산 전기자동차의 경우, 완충 시 406 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전 시 50kW 사양의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약 1시간 20분,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에 보급되고 있는 350kW 초급속충전기를 설치하면 약 20분이 소요된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 맞춰 국내 업체들도 400kW 이상 충전이 가능한 급속충전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이의 신뢰성을 확보해줄 표준이 부재한 상태다. 현재 세계적으로 직류전력량 표준을 제공하는 국가는 거의 없으며 스위스가 50kW까지 표준을 제공하고 있다.

전기자기표준그룹은 국가기술표준원 차세대계량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500 kW(1000 V x 500 A)급 직류전력량 표준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교정서비스를 개시했다. 500kW급 직류전력량 표준은 세계에서 첫 번째로 확립한 사례다.

지난해부터 법정계량기에 포함된 직류전력량계는 앞으로 계량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기적으로 검정을 받아야 한다. 산업기술시험원 같은 시험인증기관은 국가표준으로 교정된 측정기로 충전기들의 검정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번에 KRISS가 개발한 표준은 이러한 측정기들을 교정하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KRISS 이형규 전기자기표준그룹장은 "KRISS가 기존에 축적해 놓았던 대전류 측정기술로 정부와 시장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향후 전기차 급속충전기의 신뢰성 및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표준연은 수소충전소에서 정량의 수소가 충전될 수 있도록 유량계를 검증하는 교정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수소는 석유 등과 달리 고압·저온의 가혹 조건에 놓여 있어 유량 측정이 매우 어렵고 결과가 불확실했다.

지난 2018년 개정된 국제법정계량기구(OIML)의 규정에서는 수소유량계의 최대 허용 오차를 1.5 -2.0 %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충전소에서 사용하는 코리올리 유량계는 교정 시 상압, 상온에서 액체인 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정확도 검증과 향상을 위한 교정이 실제와 전혀 다른 조건에서 이뤄져 오차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충전소에서 수소가 차량에 주입되는 방식처럼 수소유량계를 검증할 수 있는 수소 유량 현장교정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술을 통해 교정이 이뤄지면 소비자와 수소충전소, 수소차 생산자에 이르는 연결고리에 높은 신뢰성이 확보될 수 있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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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전기자기표준그룹이 개발한 대전류 직류전력량 표준. 사진=표준연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전기자기표준그룹이 개발한 대전류 직류전력량 표준. 사진=표준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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