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소공인 장인국악사 김찬중 대표

장인국악사 김찬중 대표. 사진=박하늘 기자
장인국악사 김찬중 대표. 사진=박하늘 기자
아산 도고면의 장인국악사 김찬중 대표(52)는 3대를 이어온 악기 장인이다. 그는 33년 째 장구와 북을 만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달 26일 김 대표를 백년소공인으로 선정했다. 15년 넘게 한 분야에서 지속가능 경영을 해온 소공인에게 주어지는 인증서다.

김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부친 故김용모(1924~1994) 선생이 악기 만드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1남 5녀의 막내였던 그는 가업을 잇기 위해 군대를 전역한 후부터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악기 만드는 법을 익혔다. 그가 악기 제조를 전수받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친이 돌아가셨다. 그의 나이 24살이었다.

어린 나이에 부친의 국악기 공장을 이어받은 그는 부침을 겪게 됐다. 악기 제작 기술이 부족한데다 IMF까지 찾아오며 큰 빚을 지게 됐다. 그는 자신만의 기술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판매구조를 도매방식에서 소비자와의 직거래로 바꿨다. 자신을 찾은 고객 한사람 한 사람이 만족하는 악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A/S 등 사후관리에 세심하게 신경썼다. 좋은 악기를 통한 고객과의 신뢰를 중요시했다. 그의 악기를 사용한 고객들은 대부분 그를 다시 찾아왔다. 입소문을 탄 장인국악사는 계속해서 성장해갔다.

그는 좋은 소리를 찾기 위한 연구를 놓지 않고 있다. 장구 몸통을 흔히 사용하는 오동나무 대신 물푸레나무나 밤나무를 사용한다든지, 북편에 가공법을 달리한 양가죽을 대보는 식이다. 그는 처음 주문한 고객에게 2~3 종류의 장구를 만들어 보여준다. 하나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반영한 악기, 나머지는 김 대표가 찾은 새로운 방식으로 만든 악기들이다. 처음에 의심했던 손님들은 그의 추천에 고개를 끄덕인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악기사에서 1개월 동안 만드는 악기는 100여 개에 불과하다. 생산성은 양산형 악기의 1/3 수준이다. 공정의 80%가 여전히 수작업이다. 가격은 시중의 장구보다 3~4배 비싸다. 하지만 장인국악사의 낙관이 찍힌 악기를 찾는 고객들은 여지없이 다시 그를 찾아온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공연예술계가 부침을 겪고 있지만 장인국악사에는 여전히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김 대표의 아들 김선형 씨(29)가 가업을 잇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김선형 씨는 중앙대에서 국악을 전공했다.

김찬중 대표는 "답답해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매일 같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라며 "꾸준하게 똑같이 라는 말이 듣기 좋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악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작은 포부를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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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국악사 김찬중 대표가 장구줄을 메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장인국악사 김찬중 대표가 장구줄을 메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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