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너머로 익산 함열역이 지나고 논산 채운역의 서성거림을 눈에 담으며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희망의 말이 있었다. `네가 크면 이 길을 지금처럼 힘들이며 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꼬불꼬불 꽈배기 같은 추억은 사라질지 몰라도 한결 더 빠르게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이라고. 또 다른 종류의 추억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희망의 근거는 호남선 고속화 사업이다. 호남선 가수원역(대전 서구)에서 논산역까지 45㎞ 구간 중 굴곡이 심한 노선을 반듯하게 펴 직선에 가깝도록 개량하는 게 핵심이다. 완공되면 가수원-논산간 거리는 34.4㎞로 10.6㎞ 좁혀지고 KTX 기준 운행시간은 23분으로 10분 줄어든다. KTX 열차의 최고속도 역시 시속 104㎞에서 146㎞로 빨라진다. 전라의 익산역도, 충청의 논산역·계룡역도 사람들로 바글바글하지 않을까 기대도 걸어본다. 앞으로 7년후 2028년 완공되면. 집에서 가까운 철도역에서 열차를 타고 왕복으로 나들이할 수 있는 생경한 도시를 찾아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일이 일상처럼 될 날이 머지않았다. 저녁밥상에 오른 익산 꼬마김밥을 나눠먹으며 아이가 말한다. "기차타고 다음엔 어디로 갈 거야. 언제 갈 거야. 가서 뭐할 거야." 문승현 취재2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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