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호 한국수자원공사 미래기술본부장
안정호 한국수자원공사 미래기술본부장
21세기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무역 대국이자 세계 곳곳에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 문화강국이며, IT산업을 선도하는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할 것인지는 의문이 따른다. 눈부신 발전 뒤에는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두 가지 그늘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소득 양극화다. 소득 양극화의 주요 원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에서 온다. 2017년에 실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43.1%와 전문가 34.7%는 소득 양극화를 우리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손꼽았고, 전문가들은 대·중소기업 격차가 양극화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 비율은 전체 기업의 99.9%이며, 근로자 비중은 83%에 달한다. 동반성장으로 중소기업의 격차를 줄이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국민 대다수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물관리 전문 공공기관으로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중소기업기술제품의 우선구매와 개발된 중소기업 제품의 성능 테스트 기회 제공, 자상한 기업 협약 등이 주요 정책이다.

먼저, 중소기업기술제품 우선구매 추진으로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관련 기업의 개발 의욕을 높이고 있다. 2020년 전체 물품 구매액 중 중소기업 기술제품 비중이 22.3%를 차지할 정도로 우선구매 정책은 실질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조건부 신제품 구매를 통해 중소기업의 제품혁신과 기술개발 등을 유도하고 있으며, 원가절감 등의 목표를 사전에 합의하고 이를 달성하면 그 성과를 중소기업과 나누는 성과공유제도 병행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전국에서 운영·관리 중인 다목적댐, 광역상수도 및 연구인프라 등의 시설물들을 중소기업에 테스트베드로 개방하고 있다. 테스트베드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부터 시장판매까지 전 과정에서 실패비용을 줄이는 중요한 중간단계 과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종합 기업 플랫폼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중소기업이 마음 놓고 자신들의 기술을 실험하고 제품의 신뢰성을 입증하며, 혁신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사전에 점검하는 테스트베드로 역할을 다할 것이다.

세 번째로,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국내에서 20번째로 `자상한 기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기업의 윤리적 의무를 확대하고 있다. `자상한 기업`이란 대기업이 보유한 역량과 노하우 등의 강점을 전통적인 협력사 중심의 거래 관계를 넘어서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소상공인까지 확대·공유하는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중소벤처기업부와 공동으로 그린 뉴딜과 물산업 분야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 조성과 창업교육·보육 프로그램 확대 운영으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등 혁신하는 경제생태계 구축도 이뤄가고 있다.

`저성장`과 `양극화`가 코로나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동반성장이 가장 필요한 시기일 것이다. 코로나 충격을 하루라도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 동반성장은 선택의 단계를 넘어 필연의 단계라고 생각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앞으로도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견제생태계 구축을 위해 동반성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다. 안정호 한국수자원공사 미래기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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