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얼마 전 코로나19 대유행 속 치러진 2020 도쿄올림픽은 전례 없는 무관중 경기로 이전 올림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하고 매일 들려오는 한국선수단의 승전보에 계속되는 무더위에 지친 국민에게 내린 단비가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이번 도쿄올림픽은 아깝게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이 국민께 죄송하단 말과 함께 고개를 숙였던 예전 올림픽과는 달리 선수들의 올림픽에 임하는 자세와 정신이 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MZ(1980∼2000년대 출생)세대라 불리는 우리 젊은 선수들은 메달에 상관없이 자신의 기록 경신에 환호하였으며,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 없고 행복하다며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흔히 어떤 일이나 개인의 노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는 과정을 포함하는 의미이지만 과정은 결과를 반드시 수반하지 않는다. 특히, 과도한 경쟁사회에서는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것이 꼭 그에 합당한 결과로 귀결되지 않는 점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과도한 결과지상주의라는 비판도 받지만, 결과는 그 일에 대한 최후의 종점이기 때문에 결과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매우 당연한 일이다. 최근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결과 중심의 평가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수행평가 등을 도입하여 과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애석하게도 스포츠 분야에서는 아직도 과정보다는 경기의 승패와 메달을 중시하는 결과지상주의가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올림픽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승패를 떠나 경기 자체를 즐기고 올림픽을 위해 수년간 흘렸던 땀과 노력의 과정을 스스로 평가하며, 비록 패했지만 승자를 따뜻하게 축하해 주는 여유 있는 모습 등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미 얻었다면 끝난 것이다. 기쁨의 본질은 그 과정에 있으므로.` 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우리 선수들은 힘든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얻은 것처럼 보였다. 세상이 말하는 성공을 거두지 못할지라도 최선을 다한 사람은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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