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펌프 정지 상태
충남경찰청 등 관계기관 합동 2차 현장감식

지난 11일 오후 11시 9분 께 화재가 발생한 천안 불당동의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불에 탄 차량이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천안서북소방서 제공
지난 11일 오후 11시 9분 께 화재가 발생한 천안 불당동의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불에 탄 차량이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천안서북소방서 제공
[천안] 메르세데스 벤츠 등 600여 대의 차량 피해가 발생한 천안시 불당동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와 관련해 18일 충남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2차 현장 감식을 벌였다.

현장 감식은 충남경찰청과 충남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1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최초 발화지점인 출장 세차 차량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충남경찰청과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들은 "지하 주차장에 있던 출장 세차 차량이 폭발하면서 최초 화재가 발생했고, 천장 가연물로 연소가 확대되면서 차량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은 국과수의 감정서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밝혔다.

화재 사고 당시 스프링클러 펌프가 정지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서북소방서 관계자는 "펌프 정지로 처음에 물이 나오지 않아 불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담당자가 당황해서 수신반에 있는 버튼을 이것저것 누르다 펌프를 정지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후 11시 9분경 발생한 천안 불당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사고로 차량 소유주인 30대 남성 A씨가 중상을 입었고, 주민 14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출장세차 승합차 내 실려있던 LP가스통의 가스가 차내에 누출된 상태에서 운전자가 라이터를 켜 가스에 착화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CCTV에는 승합차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붙어 천장 배관으로 번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진행한 종합정밀점검에서 급기댐퍼(제연시설) 컨트롤러 불량이 적발돼 조치명령을 받았으며, 올해 6월 작동기능점검에서도 소화기 및 감지기 불량 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천안서북소방서는 서면자료를 통해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는 자동차 화재로 인한 고열로 소방시설 훼손이 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이 화재로 피해를 본 차량은 현재까지 666대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470대가 자동차 보험사에 피해 접수를 했다. 피해 접수 차량 가운데 고가의 메르세데스 벤츠만 약 100대로 전해졌다. 화재 원인이 된 출장 세차 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대물 한도는 1억 원으로, 피해 차량을 보상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박계교·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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