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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광복절에 되새기는 나라꽃 무궁화

2021-08-17 기사
편집 2021-08-17 07: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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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뜨거운 태양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광복절 즈음은 무궁화가 아름답게 피어나는 시기이다. 무궁화는 약 100일 동안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그야말로 무궁(無窮)한 꽃으로 오랜 기간 우리 민족에게 사랑받아 온 나라꽃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지리서인 '산해경'에는 "군자의 나라에 무궁화가 많은데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더라"는 구절이 있으며, 신라는 스스로를 '근화향(槿花鄕)'이라 칭할 만큼, 우리 민족은 오래전부터 무궁화와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무궁화는 국화(國花)로 법제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피고 지지 않는 꽃'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민족의 얼을 담고 있는 무궁화는 태극기와 더불어 건국 이래 대표적인 나라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애국지사들이 독립정신의 상징으로 무궁화를 사용하여 정부 수립 이후 자연스레 나라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 국화(國花)를 고려할 때 이보다 의미 깊은 꽃을 찾기는 어렵다.

무궁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관상수로 국내외에서 약 300여 품종이 개발됐다. 이 중 국내에서 육성된 것이 170여 품종에 이르러 절반을 넘는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1950년대부터 다양한 종류의 무궁화를 수집하여 육성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데, '선덕', '칠보' 등 아름다운 꽃 모양을 지닌 20여 가지의 신품종을 개발하였다. 특히, 꽃이 오래 피어 가로수용으로 적합한 '한결'과 '한별', 화분 재배가 가능한 '윤슬'과 '라온' 등 용도별로 특화되어 개발되었다. 아울러 우리 생활에서 무궁화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무궁화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실내에서 꽃꽂이로 사용할 수 있는 무궁화를 연구하고 있으며, 무궁화의 잎, 꽃, 가지, 뿌리에서 각각 항염, 미백, 골다공증 및 폐암 개선에 관여하는 유용한 물질도 찾아냈다. 향후 무궁화가 행사용 소품이나 기능성 식·의약품, 화장품 등의 산업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무궁화를 폄훼하려는 의도로 진딧물이 많고 꽃도 그리 예쁘지 않다는 인식을 일제가 심어놓은 듯하다. 하지만, 우수한 품종의 무궁화를 제대로 관리하면, 가로수를 비롯한 관상수로 활용하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다. 뜨거운 태양 아래 무궁하게 피고 지는 나라꽃 무궁화가 독립투사의 정신처럼 전국 곳곳에서 숭고하게 피어나고 널리 확산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박현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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