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예당 소속 운영…전문성 결여
문체부 공립미술관 평가서 과락도

천안시립미술관 전경. 대전일보DB
천안시립미술관 전경. 대전일보DB
[천안]천안시립미술관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전문 미술관장을 선임하라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문화재단이 위탁운영 중인 천안시립미술관이 별도의 기관장을 두지 않으면서 미술관 관장의 부재가 연구기능 결여, 전문인력 부족 등 기관의 전문성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천안예술의전당 등에 따르면 천안시립미술관은 천안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문화재단 산하의 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팀이 시립미술관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직제 상 시립미술관의 총괄 책임자는 예술의전당 관장이다. 시립미술관 만을 총괄하는 미술관장은 따로 두고 있지 않다.

미술관과 예술의전당은 그 성질과 기능이 서로 다르다. 예술의전당은 공연법에서 규정한 공공공연장으로서 공연과 전시를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예술시설이다. 반면 미술관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서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시설`로 정의한 연구기관이다. 추진하는 사업에서도 차이가 있다. 예술의전당은 대관 또는 위탁사업이 주를 이룬다. 미술관은 지역 미술과 관련한 연구, 교육, 전시가 주요 사업이다.

예술의전당 방식의 미술관 경영은 자칫 미술관의 전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우려는 실제 전국 공립미술관 평가에서 드러났다.

천안시립미술관은 올해 2월 문체부의 전국 공립미술관 인증평가에서 과락했다. 평가대상은 총 55개 공립미술관이었며 이 중 41곳이 우수인증을 받았다. 충청권에 소재한 6개 공립미술관 중 인증 기준에 못 미친 곳은 천안시립미술관이 유일하다.

시립미술관이 제공한 문체부의 인증평가 결과에 따르면 천안시립미술관은 14개의 평가지표 중 `기관장 전문역량`과 `운영계획 이해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문체부는 시립미술관에 "기관장의 전문성과 미술관 기능과 역할 및 운영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며 "전문 미술관장을 선임하고 전문인력을 확보"하라는 평가의견을 냈다.

광역지자체의 수부도시에서 운영하는 공립미술관 중 관장이 없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청주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창원시립 마산문신미술관 모두 독립기관으로서 관장이 총괄책임을 맡고 있다.

시립미술관의 연구기능 공백도 일어나고 있다. 현재 예술의전당 소속 팀으로 운영중인 미술관 담당인력은 4명이며 이 중 2명만이 전문 학예사다. 지난 2016년 공립미술관으로 등록된 이래 지역 미술사 연구와 관련한 사업예산도 전무했다. 이는 미술관을 전시공간으로만 여기는 운영진의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미술관이 제 역할을 하려면 분리된 운영주체를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천안시립미술관 관계자는 "공립미술관 인증평가 결과 등을 반영해 미술관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강화 및 확보를 위해 조직진단을 진행 중"이라며 "조직진단을 통해 현재 팀 체제인 미술관을 예술의전당과 분리, 전문 인력 조직구성 등 추가 보완 진행 계획에 있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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