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희 '에릭과 다니엘의 세계'

임성희의 The World of Eric and Daniel(에릭과 다니엘의 세계).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임성희의 The World of Eric and Daniel(에릭과 다니엘의 세계).사진=대전시립미술관 제공
임성희의 작업에 언제나 등장하는 존재가 있었다. 자유를 만끽하고 꿈을 꾸는 돼지들. 그 행복한 돼지들은 긴 시간동안 모습과 의미를 달리하며 함께 성장한 작가의 정체성이기도 했다.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즈음에 임성희는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다. 그동안 작가에게 너무 당연하게 기대되어지는 이미지, 그것이 주는 안정과 그림을 `작품`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틀 밖으로 나오니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두 아들이 만들 던 동화책, 바닥에 흘린 물감, 그것을 밟아 생긴 발자국, 가지고 놀다 버린 장난감들도 작업이 되었다. `The World of Eric and Daniel` 실제 작가의 집 거실에 설치되어 있던 6.5m길이 목재 벽이다. 작품이 펼쳐진 벽면 전체는 마치 하나의 콜라주 같은 형상으로 두 아들과 함께한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결국 작업의 본질과 가치는 그 행위 자체에서 이미 발생되는 것이며 그것의 층위로 깊이가 더해진다. 가장 순수한 시절의 선과 색, 그것은 줄곧 임성희가 작업을 통해 만들어 왔던 키워드 `자유로운 표현, 편견 없는 자유`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우리원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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