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기연·화학연·지자연,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 주목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반응 시스템.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반응 시스템.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의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에너지·원료물질로 바꾸거나 땅 속 깊이 묻어버리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을 통해 `탄소배출 제로`에 성큼 다가간다는 의지다.

27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기연),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 등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CCUS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기연은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중 최초로 녹색 기술인증을 획득한 `키어솔(KIERSOL)`을 개발했다. 이는 1톤당 27달러 이하의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9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이다. 포집 기술이란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대기로 배출하기 전에 추출한 후, 압력을 가해 액체 상태로 만들어 저장하는 것을 말한다.

에기연은 이 외에도 발전·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포집한 후 산업원료나 제품으로 변환해서 사용(CCU)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기체 상태인 이산화탄소는 안정적인 분자구조로 돼 있어 다른 물질로 만드는 반응을 유도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반응에 필요한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에기연은 액체와 기체의 중간 단계인 수증기와 자체 개발한 전기화학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수증기가 촉매의 표면에 맺혀서 얇은 액체 막을 만들고 여기에 기체상태의 이산화탄소가 연속적으로 녹아들면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는 원리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휘발유 원료인 나프타로 직접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원료이기 때문에 지속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진정한 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해서 화석 연료 기반이 아닌 이산화탄소 등의 미활용 탄소원을 활용해 나프타로 대체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차세대탄소자원화연구단 전기원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반응시키면서 부산물을 적게 생성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800도 이상의 고온 공정을 필요로 하는 기존 간접 전환 방식 탓에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의 성과로 300℃의 낮은 온도에서도 직접전환 공정이 가능하게 돼 가공이 훨씬 수월해졌다.

지자연은 발전소, 제철소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땅 속에 저장하는 `이산화탄소 지중저장기술`을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에 적당한 부지를 찾기 시작해 중소규모의 실증사업을 계속 수행해왔다. 정부가 2030년부터 연간 1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을 목표로 두면서, 지질연의 해당 연구는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질연은 또 탄소광물화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광물로 바꾸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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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에서 나프타를 생산하는 기본 원리.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이산화탄소에서 나프타를 생산하는 기본 원리.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광물탄산화 기술 개념도. 자료=NST 제공
광물탄산화 기술 개념도. 자료=N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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