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 은어 품다' 펴낸 김숙자 시작가
여섯번째 시집, 못다한 사모곡 담아
코로나19 펜더믹 시대, 따뜻한 메시지

김숙자 시인(좌)과 6번째 시집 `노을빛, 은어 품다`
김숙자 시인(좌)과 6번째 시집 `노을빛, 은어 품다`
`설움도 묻어두면/ 움이 돋는가/ 까다로운 입덧으로/ 이른 봄 갱그락 대신/ 삽쏘롬한 무움 묻혀내신 어머니`

시인이자 아동문학가, 그리고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김숙자 시인(사진)이 여섯 번 째 시집 `노을빛, 은어 품다(오늘의문학사)`에 담긴 `무우 움` 중 한 소절이다.

겨우내 볏집을 틀어막아 묻어둔 매케한 구덩이 속에서 꺼낸 무에서 자라난 순(새싹)을 보며 엄마를 떠올린 김 시인은 삶의 구비에서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삶과 인연, 사랑의 메시지를 담았다 .

1991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와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에 동시로 당선, 아동문학가로 출발한 김 시인은 삶 그 자체가 문학이었다. 평생 몸 담았던 교단에서 동심을 담은 아동문학가로, 이제는 시인의 길을 걸으며 후학 양성의 길을 걷고 있다. 시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글마중문학회`에서 `늦깎이 예비문인`을 지도하고 후원하는 일을 7년 째 앞장섰다. 15명 남짓한 회원들을 다독이며 창작활동에 매진한 김 시인은 4권의 동호회 시집을 발간했고, 5명의 회원이 단독시집을 출간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시인의 이력은 화려하다. 문학사랑 신인작품상에 문학평론이 당선되어 평론가로도 등단, 3가지 분야를 모두 섭렵한 그는 1991년에 첫 동시집 `모시울에 부는 바람`을 비롯하여 7번 째 동시집을 발간했고, 1999년에 동화집 `예쁜이가 내다 본 세상`을 세상에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2001년 첫 시집 `비울수록 채워지는 향기`에 이어 여섯 번째. 이 밖에도 수필집 3권과 자기계발서 및 서간문 등을 출간하기도 했다.

"(김 시인의 글은) 평생을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한 교육자의 길과 관련이 매우 깊다. `섬진강 연가`에서 보듯 시인이 태어난 고향의 향수와 가족들을 향한 그리움의 노래"라고 평가한 조남익 시인의 평설(評說)처럼 그의 작품은 `결곡한 문학성과 상상력의 하모니`다.

어린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본 김 시인의 작품 세계는 인생길을 돌고 돌아 `못다한 사모곡`에서 정점에 이른다. 5남매 중 둘째로 섬진강에서 태어난 그는 회귀 본능처럼 붉어지는 연어의 등에서 노을진 석양을 오버랩하는 듯, 삶과 사랑을 짙은 시향으로 피워 냈다.

"올해로 3주기를 맞은 어머니가 유난히도 그리운 시간"이라고 전한 김 시인은 이번 작품이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지치고 힘든 시기에 무엇 하나라도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전했다. 장중식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중식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