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얼마 전 개최된 대한범죄학회 전기학술대회에서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인 학자를 중심으로 결성된 재미한인범죄학회장의 미국 내 동양인 증오범죄(hate crime)에 대한 기조연설이 있었고, 발표를 통해 외신에서 종종 접했던 보도 내용보다 코로나19로 인한 동양인에 대한 미국 내 인종차별과 폭력의 양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최근 발표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뉴욕, L.A., 필라델피아 등을 포함한 대도시의 2020년 증오범죄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뉴욕시의 경우 약 800% 이상 폭등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증오범죄에 대한 정확한 개념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용하는 미연방법의 정의에 따르면, 증오범죄란 인종, 피부색, 종교, 출신국가, 성별, 성적취향 등에 대한 편견이 동기가 되어 발생하는 범죄를 의미한다. 이러한 증오범죄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으로 일어나는 범죄로 일반 범죄에 비하여 개인에게 더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야기하며, 피해자 개인뿐 아니라 그 피해자가 속한 집단, 더 나아가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갈등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증오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가정에서의 잘못된 양육으로 인한 적절한 사회화과정을 거치지 못했거나, 아동학대를 경험한 경우가 많고, 학교나 사회로부터 좌절을 자주 경험했다는 점이다. 특히, 경제적 불평등, 치열한 경쟁구조로부터의 실패 경험 등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분노와 폭력의 형태로 표출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증오범죄는 개인이 가지는 특정 집단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원인이자 범행에 직접적 동기인 만큼 단순히 범죄자 개인을 중심으로 한 미시적 범죄대책이 아닌 거시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즉,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배려하고, 청소년기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정립할 수 있는 교육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더 나아가 혐오문화, 경제적 불평등, 사회 갈등 등의 부정적 사회 분위기 쇄신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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