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녹소비자연대 쓰레기 줍는 올림픽 '쓰줍림픽' 성료

천안녹색소비자연대가 주최한 `우리 동네 스줍림픽` 결선 참가자들이 경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천안녹색소비자연대 제공
천안녹색소비자연대가 주최한 `우리 동네 스줍림픽` 결선 참가자들이 경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천안녹색소비자연대 제공
[천안]"선수들이 땀 흘리며 경쟁하는 올림픽 못지 않게 쓰줍림픽도 흥미 진진합니다. 지구환경에 보탬되니 일석이조 아닌가요?"

천안에서 새롭고 신선한 올림픽이 열렸다. 정식 스포츠 경기는 아니다. 한시간 동안 어느 팀이 더 많은 쓰레기를 수집했는가로 승부를 결정 짓는다. 일명 `우리 동네 쓰줍림픽`, 동네 쓰레기를 줍는 올림픽이다. 우리동네 쓰줍림픽은 천안녹색소비자연대 김선아 간사가 기획했다.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일회용 쓰레기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환경재단이 지원한 `지구쓰담 캠페인`을 천안에 맞게 변주했다. 쓰레기 수거도 의미 있지만 재미까지 더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경기방식을 접목했다.

5월 23일부터 30일까지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4회의 예선전이 열렸다. 세 명이 1팀으로 출전하는 경기에 평균 10팀이 자웅을 겨뤘다. 가족부터 또래끼리 청소년까지 각 참가팀들은 성별이나 연령이 다양했다. 123명 총 45개 팀 중 13팀이 결선에 올랐다. 결승전은 세계 환경의 날인 지난 5일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먹자골목에서 열렸다. 우승은 선문대 학생들로 구성된 `홍화`팀(팀장 김동민)이 차지했다. 홍화팀은 1시간 동안 130개 페트병 및 1회용 플라스틱 컵, 61개의 캔 및 유리병을 수거했다. 김동민 팀장은 "아르바이트를 오래 하면서 분리수거 방법을 많이 알고 있어 쉬웠다"고 우승 비결을 전했다.

홍화팀을 비롯해 우리 동네 쓰줍림픽 참가팀들은 예선전과 결승전을 통해 일반쓰레기 160㎏, 15㎏의 담배꽁초, 1077개의 캔과 유리병, 1570개의 페트병과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수거했다. 한 가족 참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 주변에 이렇게 쓰레기가 많은 줄 몰랐다"며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쉽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선아 간사는 "경기장으로 선정한 곳에 쓰레기가 없으면 어떨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며 "참가자들 반응이 뜨거워 가을에 다시 한번 `우리 동네 쓰줍림픽`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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