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접종률 10.5% 사전예약률 98%…해열진통제로 '타이레놀' 찾아
약사회, "보건당국이 접종 초기부터 타이레놀 직접 언급해 혼란 야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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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접종 후 발열·근육통 등 이상 증상을 우려해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일부 약국에서는 대량구매 등에 따른 타이레놀 품귀현상까지 벌어지면서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사회는 정부가 특정 제품의 상표명을 공식적으로 언급해 국민들의 해열제 선택에 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30일 코로나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539만 9015명이 코로나19 1차 예방접종을 받으며 전체 인구 대비 1차 접종률 10.5%를 기록했다. 지난 26일 7.8%에 비해 상승한 수치다. 특히 65세 이상 연령층이 접종을 시작한 지난 27일에는 하루 총 접종자가 역대 최고치인 71만 명을 기록하며 지난달 30일 역대 최다로 기록된 30만 7000명 기록을 넘겼다.

또한, 당일 사전예약률이 98%에 달하고 `노쇼`로 인한 잔여 백신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 등 이전보다 적극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백신 접종예약자들이 접종 후 이상 증상을 우려해 타이레놀을 찾는 사례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나 모임에서 대량구매를 하는가 하면, 노인층 사이에서 1인당 타이레놀 1정이 아닌 10정이 들어있는 1개를 복용해야 한다는 잘못된 정보도 퍼지며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약사회 한 관계자는 "타이레놀 구매량이 지난달보다 훨씬 더 많이 늘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이 외국 약품에 대해 지명 구매를 하기 쉽지 않은데, 요즘은 대뜸 들어오셔서 타이레놀부터 찾고 보신다. 또 어디서 잘못 들으셨는지, 1인당 1정이 아닌 1개(10정)를 복용해야 한다며 우리 가족은 세명이니 세 개를 달라고 하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단체구매도 엄청 늘었다. 한 모임에서 100개 씩 구입해가는 건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서구의 한 약국 약사는 "사람들이 동네 약국에 타이레놀이 없으니 대형 약국에 와서 구매하면서 `원정 구매`라는 말이 돌 정도"라며 "조제약국의 경우 타이레놀 품귀현상이 더욱 심각하다. 도매를 통해 구매해야 되는데 그런 시스템이 익숙지 않기도 하고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타이레놀을 구입하지 못해 헛걸음을 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김모(28) 씨는 "부모님이 접종 대상자라 타이레놀을 미리 구비하려는데, 찾는 약국마다 없다고 하니 난감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지난 28일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이 타이레놀을 구입하지 못해 불편을 겪는 이유는 보건 당국이 백신 접종 초기부터 타이레놀을 직접 언급해 해열제 선택에 혼란을 야기했기 때문"이라며 "약사가 효능·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동일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추천해도 소비자는 자신이 찾는 제품이 아니라고 항의하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날 "현재 국내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해열진통제 품목(단일성분 기준) 다수가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돼 있으며 가까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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