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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농업은 쌀, 임업은 목재

2021-05-25 기사
편집 2021-05-25 07: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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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미라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

우리나라 농업의 여러 가지 재배작물 중 가장 중요한 작물은 벼 즉 쌀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쌀을 주식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가을이면 언론사에서 황금들녘이라고 하여 아름다운 모습을 소개하기도 하며, 농업인이 벼 베기 하는 모습을 보고 풍년을 언급하기도 한다. 나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내년에도 같은 모습일 것이라는 희망을 가진다. 이처럼 농업은 1년에 한번 수확하고 다음 해에도 비슷한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한다.

임업은 어떨까? 임업에서 가장 중요한 작물은 나무 즉 목재이다. 다만 농업과 다른 점은 1년 단위 수확이 아니라 오랫동안 투자하고 경영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목재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수확하기 전 산불이나 산사태, 병해충 등으로 애써 키운 나무를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임업인은 적정한 시기에 다 자란 나무를 베고 목재를 생산하게 되며, 그곳에 더 좋은 나무를 심어 더 좋은 숲을 만들려고 한다.

이러한 목재수확은 오래전부터 실시돼 왔다. 사람이 직접 작물을 재배하기 이전부터 임업이 시작됐다. 인류 초기에는 숲에서 먹거리를 채취해 공급했다. 또한 동굴 생활에서 벗어나 나무를 베어 집을 건축하게 됐다. 과거에는 목재가 가장 중요한 건축 재료였다. 조선시대에는 '황장금표'라 해 궁궐건축의 안정적 목재공급을 위해 왕실에서만 벌채할 수 있는 구역을 따로 설정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산림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폐허가 됐다. 전쟁 직후 촬영된 산 사진을 보면 붉은 흙만 보인다. 밭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을 때 콩을 우선 심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무심기를 추진하면서 토양의 양분이 없어도 잘 자라는 나무를 많이 심었다. 그러면서 나무를 베면 엄벌에 처하던 시기도 있었다. 우리 산은 푸르러졌으며, FAO 등 외국에서는 단시간에 국토를 녹화한 성공국가로 우리나라를 언급하고 있다. 또한 FAO 2019년 자료에 따르면 1990부터 2015년까지 25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 중 우리나라의 산림자원량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논의가 뜨겁다. 문제는 석탄과 석유를 그동안 많이 사용하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데 있다. 석탄과 석유를 사용하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다. 나무는 다르다. 나무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한다. 우리가 목재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는 의미가 된다. 나무를 베어 목재로 이용하고 그곳에 다시 나무를 심는 과정을 반복하여 우리 생활 주변에 탄소를 많이 저장해야 한다.

목재를 이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대신한다면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목재를 많이 이용하는 것이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길이다. 이미라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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