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김현식
전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김현식
민선7기 충남도정이 불과 1년을 남겨두고 있다. 이쯤에서 지난 3년을 돌아보며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고, 새로운 4년의 준비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문화예술부문을 돌아보며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먼저, 충남이 전국 유일의 `문화체육부지사`를 둔 것은 도지사의 문화예술중흥 의지가 돋보인다. 그에 따라 지난 해 문화부 현직 고위 관료를 부지사로 영입하고 `문화비전2030`을 수립, 문화예술중흥 10개년 계획을 마련한 점과 장관까지 초청해 도민의 문화권리를 선언한 `문화비전선포식`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고 중흥의 기폭제였다.

충남은 역사적으로 한국문화예술의 중심지였으나 오늘날 변방에 머물러 그 존재감이 미미하였으나 이를 타개할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문화비전2030`은 충남의 브랜드로서의 문화예술 진흥,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의 문화산업 발전, 복지의 완결요소로서 예술의 역할 강화 등 다양한 정책과 사업이 반영되었다. 그동안 전략부재, 인재부족, 투자미흡의 현실을 극복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실천에 옮길 추진체계와 강력하고 지속적인 추진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과거 연구용역수행해서 보고서 만들고 용두사미로 끝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이번만은 반드시 조직적, 체계적, 지속적으로 추진할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첫째로 추진체계의 확립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먼저 민간개방형 고위직 문화전문가를 반드시 두어야 한다. 거의 해마다 보직이 바뀌는 일반공무원에게 맡겨서는 일이 제대로 수행될 수 없다. 아울러 문화정책 싱크탱크가 만들어져야 한다. 현재 문화예술관광부문을 전담하는 조사연구와 정책개발 및 사업개발을 할 조직이 없다. 충남연구원이 총론정도를 연구할 뿐 이를 현장에서 실행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하위정책과제를 수행하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화재단에 최소한 전문연구기획인력 한 팀 정도는 시급히 필요하다.

둘째로는 투자확대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투자 없이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충남은 그간 다른 지자체에 비해 투자가 절대 미흡했다. 금년에도 문화예술부문은 예산이 동결이다. 코로나사태가 빚은 결과라고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정책의지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아쉽기 짝이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관광부문 정부의 뉴딜자금이나 기타 국가사업 확보 및 민간투자 유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저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며, 있는 것이나 관리하자는 자세로는 절대 발전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과감한 도전이 없는데 무슨 성장이 이루어지겠는가?

셋째로는 시각교정, 발상의 전환이다. 문화예술은 돈 쓰는 일이고 예술가의 요구를 앵벌이 수준으로 생각하는 마인드와 전략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한류가 한국에게 얼마나 큰 유무형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거기에 답이 있는 것이다. 지역의 자연과 인문자원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예술과 결합하여 브랜드를 창조, 관광 및 교육과 연계,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지역문화예술생태계를 확대발전 시키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성공사례를 창출하기 위해 야심찬 프로젝트를 입안하고 과감하게 도전해 보자. 변방의식과 패배의식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생각을 바꾸면 태도가 바뀌고, 태도가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성격이 바뀌며, 성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하였다. 충남문화예술중흥도 생각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된다. 변방에서 중심으로, 국토의 중심에서 문화의 중심으로, 돈 쓰는 예술에서 돈 되는 예술로 바꾸어 보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전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김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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