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주 안전성평가연구소 예측독성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윤석주 안전성평가연구소 예측독성연구본부 책임연구원
보이지 않는 것과 싸움을 벌인다고 상상해보자. 상대를 전혀 가늠하지 못한 상태의 싸움의 결과는 뻔하다. 스텔스 기능을 가진 전투기나 탱크가 위협적인 이유는 언제 어디서 나타나 공격해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절대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다.

인류는 그동안 수많은 역경을 이겨냈고 지금도 해결 중에 있다. 아마 수십 년, 수백 년 전의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골칫거리가 우리에게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맨눈으로는 볼 수도 없고 그 존재조차도 의심하게 하는 것. 바로 미세먼지이다. 햇볕이 드는 방안에서 이불을 털면 자욱하게 보이는 먼지처럼 피하거나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다면 걱정이 덜 할 것이다. 미세먼지는 그 크기가 나노라는 단위로 불리기도 하고 몇 마이크로미터(μm)라고도 한다. 보이지 않으니 내 옆에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없고 얼마나 내 몸속으로 드나드는지도 모른다. 일기예보에 미세먼지 농도가 예보되고, 외출하기 전에 미세먼지 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조심하고 확인을 해야 하는 건가? 이제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일상을 빼앗아 버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들과 어떻게 싸워 나가야 할까? 나노물질이나 미세먼지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급격한 산업화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경우는 코로나 19 이전에도 다양한 병원성 바이러스가 존재했다.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의 미래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지고 모든 인류의 걱정거리가 해결 될 거라 기대하지만 해결되는 문제보다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아이러니 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당장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지만 확실한 해결책은 짧은 시간 내에 얻기가 어렵다.

약 1년 전만 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왠지 유난을 떠는 것 같고 건강 염려증에 걸린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팬데믹 시대인 지금은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사람의 적응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뛰어나고 이제는 마스크 없이 외출하지도 못하고 마스크를 써야 안심하게 된다. 그런데 유독 서양권에서는 팬데믹 시기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경향이 있다. 이는 문화적 차이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마스크는 자신의 정체를 가리고 악행을 일삼는 악당의 이미지가 강할지도 모른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가 일방적으로 개인의 자유의사를 억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개인의 자유표현이나 막연한 거부감으로 인해 가장 간단하면서 적극적인 방어 체계를 갖추지 못한다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전의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 그리고 감염병 걱정이 없는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어렵다면 지금 우리는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취해야 한다.

1990년대 중반에 짐 캐리 주연의 `마스크`라는 영화가 큰 인기를 얻었다. 주인공이 고대 전설을 지닌 마스크를 우연히 손에 넣어 특별한 능력으로 악당들을 물리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내용이었다. 평범한 주인공이 마스크만 쓰면 비범한 능력과 적극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 우리에게도 아주 작지만 큰 능력을 갖고 있는 마스크가 있다. 당장 모든 미세물질, 바이러스들을 없앨 수는 없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응마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당장 우리가 가장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의 방법은 바로 `마스크` 착용이다. 윤석주 안전성평가연구소 예측독성연구본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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