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산공장 휴업할까'
800여 곳 지역 부품업체 노심초사
우선 9일까지 정상 조업

[아산] 현대차 아산공장이 휴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매출이 직결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8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재고 부족 문제로 휴업을 검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은 우선 9일까지 정상 조업한다. 현대차와 노조 측은 반도체 재고가 점차 소진됨에 따라 휴업을 협의했으나 아직 결정하진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오래 전에 반도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 뒀었지만 지금은 재고가 얼마 없다"며 "다음 주 단축근무에 대해 얘기가 나왔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현대차 아산공장 가동이 멈출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산공장이 당장의 휴업은 피했지만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언제 생산을 중단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제조의 특성상 2만 개 이상의 부품 중 핵심 부품 하나만 없어도 모든 공정이 멈춘다. 이미 현대차 울산공장은 오는 14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자동차 부품은 자동차 모델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하고 적기공급생산(Just In Time·JIT)을 해야 해 재고를 미리 생산할 수도 없다.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을 줄이면 부품업체들의 주문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품업체들은 반도체 수급차질 장기화가 매출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협력사들은 수차례 현대차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천안, 아산에는 800여 곳의 자동차부품업체에 2만여 명의 종사자들이 있다.(충남북부상공회의소 2019, 2020년 자료 기준)

아산의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경영실에서 매스컴을 보면서 집요하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올해 사업계획이 있어서 설비투자도 하고 인원투입도 했는데 라인이 서게 되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설비투자로 들어간 융자는 매출이 유지되는 조건으로 받는데 매출 압박이 있으면 금전적인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또 다른 부품업체 관계자는 "벤더사는 현대차가 셧다운 되면 아예 생산을 못 한다. 아직 자동차 스케줄이 안 나와서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조업을 못 해도 직원 급여는 나가야 한다. 조업이 없을 때는 고용유지 훈련을 하고 싶은데 이 프로그램도 10일 전에 계획서를 제출해야 해 교육도 받을 수 없다"고 답답해 했다.

충남북부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서 설비를 진행한 업체도 있다"며 "상공회의소에서도 자동차부품협의체를 통해 자동차 산업에 대한 변화나 지원사업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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