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공동주택 시장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20억 원대에 근접하고 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전용면적 164.95㎡(57평형)인 이 아파트 7층 한 채가 3월 19억 8000만 원에 매매됐다. 신고가다. 전달 같은 층,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19억 원에 손바뀜했으니 한 달 만에 8000만 원이 붙어 거래된 것이다. 지난해 3월엔 같은 면적 15층 한 채가 14억 7000만 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불과 1년새 매매가가 5억 1000만 원이나 뛰었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크로바와 함께 이른바 `크·목·한`으로 회자되는 목련·한마루아파트도 상승세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10억 원 수준을 맴돌던 목련아파트(전용면적 134.88㎡)는 올 2월 13억 5000만 원(11층)으로 상승한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 3월 9억 원에 손바뀜한 한마루아파트(전용 101.94㎡)는 1년 전 7억 원 중반대에서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들 세 아파트는 대전에서 대장아파트로 분류되는 곳으로 대형평수를 선호하는 `똘똘한 한채` 추세와 맞물려 매매가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크·목·한에 비해 단지 규모는 작지만 바로 인접한 햇님아파트(660가구)에서도 8억 원 선이던 전용면적 127.56㎡ 한 가구가 지난 연말 10억 9400만 원에 거래됐다. 대전에 공급된 신축 단지에서 대형 평수를 찾아보기 어려운데다 이들 구축 대단지 아파트의 양호한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희소성으로 작용해 가격 상승을 이끄는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크·목·한의 매물이 줄어드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년 전 50-60건가량 쌓여 있던 크로바아파트 매매물건은 16건으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간 40-50건이던 목련아파트와 한마루아파트 역시 각각 20건, 6건으로 매물이 잠겼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으로 다주택자 세금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과는 별개로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크·목·한 만큼은 끝까지 가져가겠다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뚜렷이 관측된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것도 대형평형 아파트 쏠림을 가속화하는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들어 이들 아파트의 매물은 잠기다시피 할 정도로 입주가능한 물건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대전 전체의 아파트값 상승세와 함께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로 한동안 오름 폭이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문승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