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엠블럼.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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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20년만에 시범경기 1위(6승1패)를 기록하면서 올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특히 득점이 필요할 때 마다 타점을 기록하는 타자들과 카펜터를 비롯한 투수진들이 제 몫을 톡톡이 했다.

이번 시범경기를 종합하면 `신인선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야수 박정현의 호쾌한 방망이는 한화타선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2차 8라운드 78순위로 지명된 박정현은 30경기 출전해 타율 2할7푼9리 1홈런 9타점, 출루율 0.313, 장타율 0.377 등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아직까지 1군 엔트리에 진입하기에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시범경기에선 박정현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21일 LG와의 시범경기 첫날 박정현은 9회 초 2-2 동점상황에서 끝내기 솔로 홈런을 치면서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어 지난달 30일 키움전에선 3회 말 투런홈런을 기록하는 가운데. 4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데이비드가 좌측으로 친 타구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다이빙 캐치로 연결하면서 투수의 짐을 덜어주는 역할까지 보여줬다. 박정현은 "현재 시범경기를 통해 몸을 잘 만들어서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타격은 자신감이 있는데 수비에서는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남은 기간 철저히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또 "1군에 남겠다는 목표 외에 구체적인 개인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며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 모습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올 시즌 한화의 코칭스탭이 외국인 감독 등으로 전격 교체하면서 변화를 모색했지만, 김태균과 송광민 등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하면서 경험이 어린 선수들이 다수 포진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팬들의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이번 연습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신인선수들의 가능성이 빛나면서 오히려 베테랑 선수들이 긴장해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외국인 타자 힐리가 시범경기에서 7타점을 기록해 KT 강백호와 신본기를 1타점 앞선 1위에 등극했다. 외국인 투수 카펜터도 탈삼진 16개를 기록한 가운데 킹험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일각에선 시범경기와 시즌 성적을 연결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8시즌 KT는 시범경기에서 5승 1패로 1위를 기록했지만 정규시즌에선 9위에 그쳤다. 오히려 동 시즌 시범경기 5위를 기록한 한화는 정규리그에서 3위를 기록하면서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경우의 수를 막론하고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1위를 기록한 한화의 비상에 팬들의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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