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사업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없음) [연합뉴스]
도시정비사업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없음) [연합뉴스]
대전 도시정비사업장이 전국구 건설 대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대전 도마·변동 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예미지` 브랜드 아파트를 내세우는 지역 중견건설사 ㈜금성백조주택이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으로 뒤바뀐 게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른바 메이저 건설기업이 먹거리 부족으로 하방하며 크고 작은 정비사업에 뛰어드는 추세에 더해 미래 자산가치 상승을 중시하는 조합이 대기업 브랜드를 선호하는 시장 논리가 맞아떨어져 공고한 진지를 구축하는 모양새다. 덩치 큰 건설사들과 비교해 지역 업체의 사업관리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비사업의 대기업 일변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마·변동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고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했다. 그 결과 169표 중 163표(96.4%)의 찬성표가 나와 현대사업단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1구역은 2016년 금성백조가 시공사로 선정됐으나 이후 조합과 비상대책위원회로 양분돼 갈등이 빚어졌고 법적 공방까지 벌인 끝에 사실상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최종 낙점됐다. 업계 관계자는 "시공사 변경 과정에서 여러 의혹과 마찰이 있었지만 3월 총회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된 만큼 돌이키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당초 시공사였던 금성백조 입장에선 다 된 밥에 코 빠뜨린 격이 됐다"고 촌평했다.

2007년 8월 지구단위계획 수립과 함께 시작된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사업은 서구 도마동·변동·가정동 17개 구역 221만 9102㎡ 일원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게 골자다. 구역마다 개발 진척 상황은 다르지만 현대건설은 물론 GS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한화건설 등 건설사 도급순위에서 10위 안팎의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사 선정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향토기업 중에선 도급순위로 20위권에 있는 계룡건설이 6구역 시공사로 유일하다. 10여 년 동안 속도를 내지 못하던 유성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도 대형 건설사인 GS건설이 따냈다. 지역 재건축사업 중 가장 크게 주목 받고 있는 탄방1구역(숭어리샘) 역시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았고 용문 1·2·3구역 재건축단지에는 포스코건설과 계룡건설이 시공사로 이름을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건설업계에서 중견으로 평가되는 금성백조가 도마·변동 1구역 사업을 맥없이 내준 꼴이 됐다는 점에서 이제 대기업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이 흘러가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며 "익숙한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를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지만 반드시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해야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는지, 지역에서 챙긴 이익을 지역 외로 가져가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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