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LH 직원들이 세종시 아파트를 특공(특별공급)수준을 뛰어 넘는 `황제특공` 혜택을 누린 실상이 정리된 국토부 관련 자료가 어제 공개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8년간 세종시 아파트 특공을 받은 숫자는 349명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중 89% 311명이 세종본부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을 제외하면 초기부터 정착한 인원은 고작 38명뿐이다.

일견 의아해보이지만 어쩌면 당연한 후과다. LH 직원들은 세종에 근무하는 기회에 특공 자격 행사로 아파트 당첨권을 쥐더라도 2년여 있다가 순환 근무지로 떠나면 그만이다. 사람은 떠나도 분양가 두서너 배에 달하는 아파트 한 채를 손에 넣는다. 세종 신도심 24평형 매매가를 편의상 6억 원선으로 잡을 경우 최초 특공 당첨자라면 새 분양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차액 실현이 가능해진다. LH 직원들은 세종에 근무하면서 이런 일생일대의 부를 축적하는 셈이다. 설령 적법 규정에 따른 결과여도 LH 직원들 사례는 황제특공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LH 세종 직원들은 세종 이전 기관 종사자 신분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세종본부에 적을 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LH 직원들에게도 특공 자격이 부여됐다. 이런 케이스는 LH 세종본부가 유일한데 일반의 정서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할 것이다. 관계법령 미비 여부를 떠나 일개 LH 지역본부 단위에 대해 통째로 세종에 이전한 공기관 사람들과 주거 정책 영역에서 어떤 연유로 동급 대우를 하게 됐는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세종시 분양 아파트 특공 자격이 있으면 아파트 당첨률이 확 치솟는다. 낙첨돼도 낙망할 일이 없다. 당첨될 때까지 또 신청하면 한번은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LH 세종 직원들은 제도의 혜택으로 앉아서 큰 재산을 형성했다. 특공이 만료된 2019년에는 63명이 대거 막차에 올라탔다고 한다. 그중 41명은 현재 세종본부에서 근무하지도 않는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보통 서민 입장에서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반면 LH 직원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큰 힘 들이지 않고 공급받았다. 10명 중 9명은 과실과 특수만 온전히 챙기고 떠났다. 이는 세종시 건설 정책의 명백한 왜곡이자 오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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