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충남건축사회장
김양희 충남건축사회장
2021년이 시작된 지 두 달여 지났다. 하루밤낮의 차이일뿐 새해를 맞이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었던건 코로나 정국으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가 나아지지 않아서인 것 같다. 또 기대하던 백신의 효능이 불안함과 더불어 빠른 시기에 회복된 사회망을 만들 수 없음에 실망감을 가져서이기도 할 것이다. 이즈음에 새롭게 새해가 시작되었음을 알게 해주는 주문을 여러 단체에서 보여주고 있다. 정기총회, 이·취임식, 선거 등이다. 이러한 행사들로 신축년이 시작되었음을 느끼게 되면서 나 자신도 새 청사진을 펼치게 된다. 4월 7일은 보궐선거가 있는 날이다. 대전·세종·충남은 제외되어 있다 보니 충청권의 관심은 조금 벗어난듯 하지만 전국 21곳에서 진행되는 이번 선거는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과 제2의 도시 부산에서 열리는 시장선거로 가장 큰 선거라 할수 있으며 내년 20대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이라 할 수도 있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펼쳐지는 다양한 정책들을 살펴보면 건축이 화두인 것이 많은데 가덕도 신공항건설, 도심플랫폼 구축 등으로 부산이 들썩이더니 서울시는 도시계획과 부동산공약에 집중하고 있다. 직주근접의 21분 콤팩트 시티, 다핵 분산도시, 대규모 주택공급, 재건축·재개발 등 위계적 도시체계를 벗어나 분산도시로 구성해 서울시를 수평적 협력도시로 구현하겠다는 공약이다. 여야 모두 치솟아 오르는 부동산을 잡아 불편한 민심을 잡겠다는 모양새다. 1990년대 이전에도 부동산이 싸지는 않았고, 그때 역시 비싼 재화였지만 은행대출에 집을 사는 것이 가능했다. 열심히 저축하고 살면 40대 중반에는 내집마련의 꿈을 꿀 수 있던 시대였다. 언제부터 `갓물주`가 되었고 `다포세대`가 되었을까. 공약은 그 시대 사회상을 나타낸다. 대한민국 전체가 부동산에 매어 전전긍긍하고있다.

이러한 공약은 전국으로 확대 재생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에 주요 도시의 선거공약으로 건축이 화두가 되는 것에 전문가의 참여와 정치인의 지속적인 귀기울임이 필요함을 말하고 싶다. 건축은 물성으로 이루어져있으나 다양한 기능과 변덕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부유하지 않더라도 먹고 살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일자리도 없고,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비정규직인데 집값은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적어도 열심히 일한다면 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촛불을 들고 하고 싶었던 이야기다." 류기환 청년하다대표의 촛불집회에서의 말은 부동산 정책에 의한 암울한 시대상황의 씁쓸함을 자아낸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 3기 신도시 예정지에 대한 일부 직원들의 투기 행위가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주거안정이 주업무인 LH가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전 국민의 분노와 비난을 받고있다. LH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는 마땅히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LH사태로 혁신적인 개혁안을 정부는 준비중에 있다고 한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새롭게 하는 것이다. 나빠진 여론을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닌 사태의 본질을 냉철한 사고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투기문제가 한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공직사회에 만연한 문제로 인식하고 제도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부패방지시스템과 윤리경영 및 윤리의식에 대한 고취, 제도적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충분한 논의와 검토 없이 기능을 쪼개고 분산하는 것이 아닌 효율적인 국토개발과 질 높은 주거복지를 위한 조직 쇄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2021년에도 코로나 시대가 이어질것으로 예상된다. 비대면의 사회는 건축의 공간구조를 변화시켰으며 이는 건축이 그 시대의 사회성을 충실히 따르며 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궐선거에서의 선거공약 등은 현재의 시대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 중심에 건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있다. 건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다. 김양희 충남건축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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