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 사업에 대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예타(예비타당성) 조사가 지난 10일부터 시작됐다. 사전조사에 이어 5월 중에는 본조사까지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정이 다소 지연된 측면이 있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행정 절차에 돌입한 것은 유의미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예타 시기가 특정되지 않은 데 따른 사업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예타 대상 사업에 선정된 것 자체가 절반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로림만의 지정학적·생태적 특장점이 두루 반영되면 최종 예타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낙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가로림만에 대해서는 구구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해양자연유산이자 국내 최초·최대 해양생물보호구역, 해수부 해양가치 평가 전국 1위 등 수두룩한 타이틀이 방증한다. 사업 대상 면적도 여의도의 31배에 달할 정도로 광활하다. 이런 천혜의 해양생태 자산을 보유한 가로림만을 해양정원화해 명품 생태공간으로 탈바꿈시키자는 게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 사업이다. 해양생태관광, 바다환경, 지역상생 및 경제활성화라는 3마리 토끼를 잡은 일인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단언컨대 가로림만 해양정원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선다. 이를 입증할 해외 정원 조성 사례가 적지 않고 국내에서도 순천만국가정원이라는 성공예가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습지복원 및 난개발 방지 등 생태계 보호가 핵심 컨셉이며 국가통계포털(KOSIS)집계에 의하면 연간 최대 6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가로림만 해양정원은 규모와 콘텐츠, 다양성 등에서 압도적이고 수도권에서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어디 그뿐인가. 가로림만 해양정원은 그 자체가 관광자산인 태안 안면도에까지 확장된다. 또 원산안면연육교와 원산도가 연결돼 있는 데다 올 연말에는 대천항과 원산도를 잇는 보령해저터널도 개통을 앞두고 있다. 거대한 충남서해안권 관광벨트가 가로림만을 축으로 수렴되는 현실은 상상만 해도 짜릿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 사업은 `굴러 들어온 축복`이라는 표현을 써도 과하지 않다. 예타 관문을 무난히 통과하기 바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시 충청권을 넘어 국가적 히트 상품이 될 게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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