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작년 10월 서울에서 발생한 정인이 사건은 16개월 입양아 정인이가 양부모로부터 장기간 심하게 신체적 학대를 당하다 못해 죽음에 이르게 된 아동학대에 의한 살인 사건으로 전 국민의 관심과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한 시민은 가해자 부부의 신상 공개와 살인죄 혐의 적용으로 아동학대의 강한 처벌 선례를 만들어 달라는 취지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시작하였고 해당 청원은 이십삼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찰청장의 공식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아동학대란 일반적으로 아동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과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행위 등을 포함한 포괄적 개념으로 정의된다. 최근 발표된 정부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4만 1389건으로 전년 대비 13.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고, 특히 아동학대의 75% 이상은 부모에 의해서 학대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속적인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고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하며, 청소년기에는 학교생활 부적응, 학교폭력 가해 또는 피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성인이 되어서도 우울증, 가정폭력, 정신장애, 약물중독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다수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몇몇 학자는 이러한 아동학대의 발생원인 중 하나가 불안정한 부모와의 애착(attachment)관계와 관련성이 깊다고 주장한다. 즉, 부모와의 긍정적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자는 사회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특히, 유년기 학대 경험이 있는 부모가 그들의 자녀를 학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관련 정부부처에서는 다양한 예방대책 및 대응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어떤 정책보다도 우리 스스로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자녀를 사랑과 믿음으로 올바르게 키운다면 아동학대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이며, 정부차원에서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 및 훈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로 생각된다. 곽대훈 충남대학교 국가안보융합학부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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