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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3월 이야기-01

2021-03-03 기사
편집 2021-03-03 07: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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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조부연 대전도예가회 회장
3월에 봄이 시작한다. 입춘, 설날, 우수, 정월 대보름이 다 지나가야 비로소 봄이 온다. 어제는 3.1절, 전국에 종일 비가 왔다. 봄꽃엔 꽃망울을 터트릴 단비였다. 남쪽 사정과는 다르게 영동지방에는 많게는 70cm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너무 많이 내린 눈 탓에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메마른 산지에 쌓인 눈 때문에 산불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되었다. 내리던 비가 갑자기 눈으로 바뀌고 포근한 봄비가 을씨년스러운 축축한 겨울비로 변하기도 한다. 언제 그랬나 싶게 날이 맑아지기도 하지만 아직은 공기가 차갑다. 이게 3월이다.

아침에 외투 고르기가 쉽지 않다. 일교차가 꽤 크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따뜻할 것인지 점심때 거추장스러울 것인지, 아침에 조금 움츠리고 점심때 가벼이 다닐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쓸데없는 걱정 같지만 외투 하나 때문에 하루를 망치기도 하니 신중해야 한다. 간절기에 입는 코트를 새로 장만하기에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찮고 너무 두툼한 코트는 철 지나 보이니 더욱더 고민이다. 이게 3월이다.

입학식이 곳곳에서 열린다. 군대 간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식에 간 게 마지막이었으니 요즘 입학식이 어떨지 더더욱 알 수 없지만,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게다가 지금은…. 발열 체크와 소독약으로 손을 씻고 거리를 두면서 차례차례, 교실로 어린 학생들이 들어와 앉는다. 교실 책상은 아크릴 칸막이에 둘러싸여 있고, 선생님과 학생 모두 마스크로 얼굴을 여전히 가리고 있다. 선생님 얼굴과 친구 얼굴도 확인할 수 없다. 미리 사진은 보려나. 스피커에서 교장 선생님의 입학 축하 말씀이 한창이다. 이게 지금의 3월이다.

필자는 46년 전 초등학교 입학식을 기억한다. 빨간 비닐로 만든 동그란 이름표 뒤에 손수건을 달았다. 코흘리개가 많았고 잘 씻지 않아 손등과 볼이 뻘건데다 트기까지 했다. 그런 아이들이 난생처음 운동장에 앞으로 나란히 줄을 섰다. 교장 선생님이 연설하는 높은 단상을 누에고치가 실을 뽑아내듯 고개를 이리저리 저으며 올려다봤다. 담임선생님 뒤를 따라 처음 교실에 들어설 때 마룻바닥의 기름 냄새가 아직도 생생하다. 실내화를 신었는지 확실치 않지만 바닥이 차가웠다. 지금도 어쩌다 음식점에 신발 벗고 올라서면 양말 속 엄지발가락을 곧추세운다. 그 순간, 입학 첫날 기름 냄새와 식당의 음식 냄새가 묘하게 섞이는 것을 느낀다. 그때도 3월이었다. 조부연 대전도예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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