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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대학 '벚꽃 엔딩', 경고 아닌 현실 되나

2021-03-01 기사
편집 2021-03-01 18: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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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입시 추가모집 결과 곳곳에서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대전지역은 4년제 대학 중 충남대와 한밭대가 추가 모집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4년제 대학 두 곳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 중 한 곳은 지원자가 모집 인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수시와 정시를 거친 후 신입생 미달 시 최종적으로 모집하는 추가 모집이 미달되자 대학가에서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반응이다. 사실 지방대학의 추가모집 미달 사태는 2021학년도 수능 응시인원이 42만 1034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이미 예고됐다.

대학의 추가모집 미달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경쟁력이 약한 지방대학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지방대학의 정원 미달에 따른 부작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대학의 재정난을 가중시켜 결국 교육의 질을 떨어트리게 만들고, 학교 주변 상권 침체 등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방대학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으면, 수도권으로 인재 유출도 막을 수 없다.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4년제 대학의 정원 미달사태는 이제 출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방대학의 암울한 현실을 빚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이대로 두면 2022학년도는 더 많은 지방대학들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게 되고, 급기야 공공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좀비 대학'만 늘어날 게 뻔하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출산율 저하에 따른 만 6세부터 21세까지의 학령인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학령인구 감소세는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84명을 기록한 사실로 미뤄 오랜 기간 호전될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지방대학의 붕괴를 저출산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대학의 자체적인 혁신이 중요하다. 대학들은 시대에 맞지 않고 학생들이 외면하는 학과를 마냥 붙잡고 있어서는 곤란하다. 우선 학과 개편과 대학별 특성화 등 자체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도 대학 자율에만 맡기고 한발 물러서는 자세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국립대 통폐합은 물론이고,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들이 정원을 축소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부실대학은 과감히 퇴출시키고, 성장 가능성 있는 대학은 미래를 보장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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