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영 편집부 차장
김하영 편집부 차장
한국이 세계 102번째로 코로나19 백신 접종국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고 꼭 1년 만이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대반격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건 다행이지만 많이 늦은 점이 안타깝다.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보다 80일 가까이 늦었다.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를 생각하면 80일은 너무도 긴 시간이다.

백신 접종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지난 22일 기준 미국으로 6418만명에 달한다. 중국(4052만명), 영국(1835만명), 인도(1142만명)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전체 인구의 87%가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이다. 국제사회가 백신 접종이 개시하자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염병은 집단 내 대부분이 항체를 가졌을 때 확산이 느려지거나 멈춘다. 이를 집단면역이라고 한다. 집단 안에서 면역을 가진 개체 수가 늘어날수록 면역력이 없는 개체가 감염될 확률은 낮아진다. 통상 학계에선 전체 인구의 60-70%가 항체를 갖게 되면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늦어도 11월에는 집단면역이 거의 완전하게 형성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계획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접종 이후 항체 형성까지 대략 2-3주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9월 말까지는 국민 70% 접종을 끝내야 11월에 집단면역을 이룰 수 있다. 정부가 현재 백신 공급계약을 체결해 놓은 규모는 7900만 명분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이 가운데 상반기 공급 확정된 물량은 약 561만 명분에 불과하다. 오는 6월까지 1013만 명에게 백신 접종한다는 정부 계획에 절반도 못 미친다. 설사 물량을 제때 확보한다 하더라도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거나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등 변수가 발생하면 집단면역 도달 시점은 지연된다.

지금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정부는 백신 확보에 만전을 기하되 백신 불신을 해소하는데도 힘써야 한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아 집단면역이 형성되도록 협조해야 한다. 1·2차 접종 권고 간격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8-12주, 화이자 백신은 3주이므로 접종 간격을 지켜 동일한 백신으로 두 번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사람도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그토록 기다려왔던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코로나19를 종식시킬 전환점을 놓치지 말아야한다. 김하영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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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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