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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충남도는 '갑질 국장' 마냥 두고만 볼 건가

2021-02-24 기사
편집 2021-02-24 17: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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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에서 공무원노조가 '갑질'을 이유로 국장실을 폐쇄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공무원 노조는 해당 국장이 지난 2019년 6월 중앙부처인 산업자원부에서 충남도에 계획교류를 온 뒤 수십 차례 물의를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충남도 행정부지사, 자치행정국장, 인사과장 등이 10여 차례 주의와 경고를 줬지만 반성은커녕 직원들을 겁박하고 '인격살인'까지 일삼았다고 한다. 급기야 부하 직원들이 상사인 국장의 이런 행위를 노조에 고발하고 도움을 청하기에 이르렀다.

노조가 발표한 갑질 행위나 명예훼손으로 볼 수 있는 사실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해당 국장은 부하 직원들에게 "귀하는 업무 파악도 못하나", "똑바로 못해" 등 수많은 모독성 발언과 함께 소리를 질러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다가 화를 참지 못해 문서를 담당자 앞에 던져버리는 등의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 매일 5분 메모보고를 강요하고 맘에 들지 않으면 "귀하는 그것밖에 하는 게 없냐", "사람을 빼야겠다"는 등의 말투로 직원들을 통제하고 갈구기를 했다. 이런 갑질로 인해 해당 국의 일부 직원들은 우울증을 앓아 병원치료까지 받는다고 한다.

그의 그릇된 언행은 충남도청에 부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문제의 국장은 특히 부하 직원들을 질책할 때 고성과 함께 '귀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하'는 상대편을 높여 부르는 인칭 대명사이지만 공직사회에서 사용하지 않은 말이다.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부하직원에게도 맘에 들지 않으면, 직함 대신 '귀하'라는 말로 시작해 핀잔을 주고 고함을 질렀다고 한다. 그래서 공무원 노조는 '귀하의 갑질을 바라보며 국장실 폐쇄를 선언한다'는 제목으로 성명을 냈다.

충남도청의 이번 참사는 예견된 일이다. 기어이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도 있다. 그동안 국장의 부적절한 언행이 지휘부에 수차례 보고됐지만 이를 방기한 충남도의 책임도 크다. 그때마다 충남도는 중앙부처와의 원만한 관계 유지 등을 이유로 그냥 넘어갔다. 충남도는 이번만큼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갑질 피해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해당 국장의 중앙부처 원대복귀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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