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석 남대전농협 조합장
강병석 남대전농협 조합장
아는 지인 대전에서 경찰서장을 지내고 계급정년 후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사는 분이다.

이분은 서장 시절 계급정년이 예고된 상태에서 퇴직 준비를 시작했다. 저녁 시간을 활용하려 모든 회식을 점심 때하고 학원을 등록하고 처음에 딴 자격증이 제빵사와 제과 기능사 자격증. 이어서 수제 초콜릿 만드는 법을 배우고, 손두부집과 떡집에서 일을 배우기까지.

토익 700점 장벽에 막혀 포기했지만, 공인노무사 시험을 보기 위해 신림동 고시학원 주말반에 등록하고 3개월간 토요일 새벽 첫차를 타고 대전에서 상경해 강의를 듣기도 했다. 토익 점수를 올리려 어학원 강사에게서 1대 1 교습도 받기까지 2년 반 이상 공인노무사 시험 준비하느라 1800만 원의 거금을 쓰기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데 딱히 적성에 맞는 것이 없었다. 그러던 중 경찰서장으로 마이크 잡을 일이 많았던 특기를 살려 스피치 학원에 등록하고 배우는데 `이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빵이나 떡 만드는 손재주가 아니라 말재주가 진정 본인의 재주였다는 것이다. 이 지인은 현재 55세에 총경으로 퇴직한 후 인기 강사가 되어 전국을 누비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과거 우리의 일생은 어린 시절 뛰어놀다 학교 다니며 공부를 하고 취직을 해 직장생활을 하다 나이가 들면 은퇴하는 세상에서 살아왔다. 하지만, 미래에서는 이게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이유는 바로 우리가 너무 오래 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재 평균수명이 80-90세까지이다. 이렇게 되면 이제 우리는 학교를 여러 번 다녀야 할 것이다. 과거에 배웠던 지식은 너무 빨리 변하는 기술 때문에 순식간에 낡고 쓸모없는 것들이 돼 버릴 것이다. 실제로 최근 우리는 나이와 관계없이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웠다. 사용법을 알지 못하면 생활의 불편함을 겪기 때문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평생 두세 군데 직장을 다니는 대신 두세 개의 커리어를 갖게 될 것이다. 그래야만 이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며 살 수 있을 것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가 되면 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 7월 1일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7%를 차지해서 고령화 사회가 된 지는 벌써 20년이 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65세 이상 인구가 15.7%로 고령사회가 돼 버렸다. 이런 추세라면 2025년쯤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3%에 이르러 그때에는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60세와 요즘의 60세는 다르다. 불과 이삼십 년 전만 하더라도 60세면 할아버지, 할머니였지만 지금 60세라 하면 한참 일할 수 있는 중년이라 할 수 있다.

평균수명을 80세라고 하더라도 20년을 더 살아야 한다. 그 20년을 어떻게 살 것인가? 그저 뒷방 노인네로 살 것인지 아니면 제2의 인생을 살 것인지는 순전히 본인들의 몫이다.

과연 나의 미래는 어떨 것인가?

분명한 것은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10년 혹은 20년 후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세상은 사라지고 새로운 세상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바뀌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하는 후회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그러기 위해서 오늘부터라도 퇴근 후 두 시간 나의 미래를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강병석 남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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