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8일 기준 303명을 기록하는 등 최근 5일새 300명대로 떨어졌다. 일주일 전 450명대를 상회했던 것에 비하면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확산세가 진정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직 3차 대유행이 끝난 것도 아닌 데다 수도권의 확진자 수는 되레 늘었다. 무엇보다 전파력이 큰 해외 유입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속속 늘어나는 등 재유행 가능성도 여전하다. 정부가 설 연휴 기간에 고향 방문 등 이동을 자제할 것을 독려하고 나선 이유도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의 홍보 효과인지, 5인 이상 모임 금지 수칙 등의 영향인지 올 설 연휴에 고향을 찾지 않겠다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는 귀향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대신 고향은 가지 않더라도 여행은 가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정부가 그토록 설 연휴 고향 방문 등 이동 자제를 호소하고 있으나 이미 제주도나 부산, 동해안 등 유명 관광지 숙박업소는 빈 방이 없을 정도로 예약이 밀려 있다고 한다. 설 연휴 나흘 동안 예상 관광객은 강원도 30만명, 제주도 14만명에 달한다고 하니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가 무색할 지경에 이른 셈이다.

고향을 찾는 대신 여행을 가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관광지 호텔이나 펜션, 캠핑장 등은 독립된 공간이라고 해도 밀집 가능성은 열려 있고 그만큼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식당이나 이동 과정에서 동선이 겹칠 수도 있다. 자칫 해방감에 취해 경각심이 풀어지거나 긴장이 풀리면 큰 일로 번질 수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누구나 답답함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설 연휴를 맞아 잠시나마 `집콕`에서 벗어나 심신을 달래려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조그만 일탈이 공동체사회를 위협해선 곤란하다. 굳이 정부가 당부하지 않더라도 이번 설 연휴에는 귀향이나 여행 등 이동을 줄이고 모두의 안전을 위해 5인 이상 모임 금지 수칙을 지켜야 마땅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가능하면 예약을 취소하고 집에 머무르는 등 방역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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