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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칼럼]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데

2021-02-04 기사
편집 2021-02-03 18:04:37
 김시헌 기자
 seekim@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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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재난지원금 쟁점 부상
민주당 선별·보편지원 무게
선거 앞두고 포퓰리즘 논란

첨부사진1김시헌 논설실장
민주당이 새해 벽두부터 계속 군불을 때던 4차 재난지원금 지급 카드를 결국 꺼내 들었다. 자영업자 등 피해계층에 대한 선별지원과 함께 전국민을 대상으로 보편지원을 병행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제한으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을 감안하면 재난지원금 지급은 시급하다. 맞춤형 보상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영업의 기반이 통째로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게 작금의 상황이다. 정부 여당이 지난해 말부터 이익공유제나 손실보상제 등을 거론하며 피해계층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가 개선되면 경기 마중물 역할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보편지원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재정이다.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는 이 대표 연설 직후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 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선별지원은 가능하지만 보편지원을 어렵다는 얘기로, 나라의 곳간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는 취지일 것이다. 이는 괜히 반대하기 위한 말만은 아니다.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66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고, 재난지원금도 3차에 걸쳐 31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본예산 기준 국가채무가 805조원에 이른 상황에서 향후 추경 재원을 적자국채로 충당할 수밖에 없으니 재정 건전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4차 재난지원금이 선별지원이냐, 보편지원이냐를 떠나 또 하나의 논란이 되는 것은 지급 시기다. 공교롭게도 4·7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다.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손실보상제 등의 입법화는 재원 조달이나 보상 범위, 적용 시기 등에 따른 의견 충돌로 진전이 더디다. 그래서 제기된 것이 재난지원금이다.

민주당은 일단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급한 불을 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방역 조치로 벼랑에 몰린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은 두텁게 도와드리겠다"는 이 대표의 언급에서 확인된다. 논란은 보편지원과 그 시기다. 이 대표는 경기 진작을 위한 전국민 지원은 코로나 추이를 살피며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퇴로를 열어 둔 발언이지만 4·7 보선 전에 지급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대목이란 점에서 논란이 가중될 여지가 많다.

국민의힘은 전국민 보편지원은 4월 보궐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4차 지원금을 준비하더라도 우선 피해가 집중된 자영업자 등에게 맞춤형 지원이 돼야 하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지난해 4월 총선 직전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참패를 면치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4·7 보선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만만치 않게 퍼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못이기는 척 보편지급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마치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출렁이는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그동안 반대하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적극 찬성으로 돌아선 것처럼 말이다.

여야 모두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면 거리낌 없이 강령이나 정강정책을 바꾼 것이 한두 번도 아니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라는 점에서 재난지원금에 대한 입장 변화는 충분히 예상된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듯이 흉흉한 민심을 다독이지 않고는 선거 승리도 없을 것이란 조바심은 4차 재난지원금의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로 피폐한 삶에 보탬이 되어야 할 재난지원금이 선거를 앞두고 정파적 이해득실에 따라 좌우돼서는 곤란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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