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표성 대전여성문학회 회장
강표성 대전여성문학회 회장
얼마 전에 모차르트의 미발표곡을 우리나라의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잘츠부르크에서 초연을 했다. 모차르트가 17살 때의 쓴 것으로 추정되는 곡인데 그의 265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모차르트 주간`에 발표한 것이다.

모차르트 하면 잘츠부르크가 연상된다. 그의 생가와 잘츠부르크 성당, 게트라이데 거리, 외갓집이 있던 장크트길겐 등은 최대 볼거리다. 이 도시는 모차르트가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성황이다. 세계적인 도시 브랜드다. 매해 오백 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다.

우리의 도시 대전에 대해 생각해 본다. 여느 도시보다 쾌적하고 수준 높아 시민들도 시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편이다. 대전 엑스포 개최지, 과학 연구 단지, 그리고 교통의 요지로 외부인에게도 좋은 이미지다. 그러나 함께 즐기고 나눌 만한 부분은 취약한 편이다. 경유하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꼭 방문하고 싶다, 이런 차별화된 지역 이미지로 개성을 구축하면 경제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안타깝다.

타지에서 손님이 오면 그만의 맛이나 멋을 소개해야 당연하다. 대전에 왔으니 이것만은 꼭 드시고 가시라고, 여기만은 꼭 들렸다 가시라고 팔을 잡아 끌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딱히 떠오르는 데가 없다. 대전만의 전통과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아 보인다. 필자가 과문한 탓도 있겠으나, 2% 부족해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서울에 갔는데 뜬금없이 대전의 모 빵집 안부를 물었다. 지방의 빵집을 기억해주는 이가 반가웠다. 덕분에 초면인데도 대화를 잘 풀어갈 수 있었다. 지금처럼 그 집이 유명해지기 전, 이십 여 년 전 일이다.

대전을 상징하고 대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브랜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다양한 문화로 확산될 수 있는 우리만의 이야기, 우리만의 브랜드가 필요하다.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스토리를 찾아야 한다. 향토문화를 성장시키고 이어갈 수 있는 도시문화정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모차르트의 미발표곡에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 순간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였다. 대전도 시민이 함께 즐기고 기뻐할 수 있는 공동의 브랜드가 필요하다. 2021년이 또 다른 출발이 되길 비는 마음이다. 강표성 대전여성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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