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영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전우영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타이거 우즈, 마이클 조던, 그리고 세레나 윌리엄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물론, 이들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전설적인 기록을 세운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다. 하지만 또 다른 공통점은 바로 이들에게는 승리를 가져다주는 마스코트가 있었다는 것이다.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에게는 빨간색 티셔츠가 승리의 마스코트였다. 우즈는 중요한 경기가 벌어지는 날이면 자신에게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어준다고 믿었던 빨간색 티셔츠를 꺼내 입었다. 퍼팅에 성공하고 주먹으로 어퍼컷을 날리며 환호하는 사진 속 우즈는 어김없이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있다. 마이클 조던에게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시절부터 입었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농구팀의 파란색 반바지가 승리의 마스코트였다. 중요한 경기에는 프로팀의 유니폼 아래에 노스캐롤라이나 시절에 입었던 반바지를 받쳐 입고 경기에 나섰다고 한다. 세레나 윌리엄스에게는 양말이 행운의 마스코트 역할을 했다. 테니스 대회 토너먼트 내내 같은 양말을 신고 게임을 뛰었던 적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행운이나 승리의 마스코트는 진짜로 나에게 행운과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까? 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에게 1미터 앞에 있는 홀에 공을 넣을 수 있는 10번의 퍼팅 기회를 주었다. 퍼팅 전에 한 조건의 참여자들에게는 행운의 공을 건네줬다. "이 공으로 해보세요.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이 한 것을 보면, 이게 행운의 공이에요."라고 말해줬다. 다른 조건에서는 "지금까지 다른 참여자들이 사용했던 공"이라고 말하면서 동일한 공을 건네주었다. 사람들은 같은 공을 `행운의 공`이라고 생각하거나 `보통 공`이라고 생각한 상태에서 퍼팅에 나서게 된 것이다. 퍼팅에 실제로 사용한 공은 같은 것이었지만, 퍼팅의 성공률은 자신의 공에 행운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졌다. 행운의 공이라고 생각하고 퍼팅 한 사람들의 성공률이 보통 공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보다 더 높았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자신에게 운이 있다는 믿음이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자기 효능감은 자신이 성공에 필요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다. 행운의 마스코트는 사람들로 하여금 성공에 필요한 운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게 만든다. 흥미로운 것은, 주어진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자신이 갖추고 있다는 확신이 강하면, 사람들은 더 열심히 노력하고 그 결과, 실제로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행운의 마스코트가 증가시킨 자기 효능감이 실제로 성공할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해보기 위한 후속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참여자들에게 각자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행운의 마스코트를 실험실에 가져오도록 했다. 참여자들이 가지고 온 것 들은 다양했는데, 반지, 인형, 그리고 작은 돌을 가지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한 집단의 사람들은 행운의 마스코트를 가지고 과제를 수행했고(행운조건), 다른 집단은 행운의 마스코트를 옆방에 둔 채로, 즉 마스코트와 떨어져 과제를 수행(비교조건)했다. 그 다음에 8개의 알파벳 철자 중 2개 이상을 이용해서 최대한 많은 단어를 만드는 과제를 수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비교조건의 참여자들이 약 31개의 단어를 만들었던 것에 비해 행운조건의 참여자들은 약 46개의 단어를 만들었다. 행운의 마스코트와 함께 했을 때 수행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또한, 행운조건의 참여자들은 비교 조건의 참여자들보다 더 높은 자기 효능감을 나타냈고,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과제도 더 오랜 시간 동안 끈질기게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은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99%의 노력은 무엇이 만들어내는 것일까? 연구 결과는 노력은 성공할 수 있다는 우리의 확신이 만들어 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성공의 추억이 깃든 행운의 마스코트는 성공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전우영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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