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특위 충남본부가 출범한 데 이어, 어제는 대전본부 발대식을 여는 등 시·도별 추진본부 구성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균형발전 의제를 선점한 집권 여당이 시·도별 역량 결집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대전·충남본부 조직을 보면 지역내 인적 자원들을 총망라하다시피 했음을 알 수 있다. 재선·3선 의원을 본부장 간판으로 삼는 한편, 여당 광역·기초단체장, 원내외 지역위원장, 지방의원들을 대거 규합했다. 여당의 시·도별 조직이 균형발전 본부 체제로 확대개편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균형발전 정책에 관한한 대전·충남은 주체이자 객체다. 엄밀한 의미에서 지금까지는 여당 지도부에 기속되는 객체로서의 색채가 더 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발전과 직결된 핵심 사업을 추동케하는 데 있어서 일정한 한계성이 적지 않았다. 행정수도 완성의 시그니처 격인 세종의사당 건립을 비롯해 2차 공공기관 이전 등이 절실히 요구되는 데도 상황 전개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었음을 부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일례로 타 시·도에 다 있는 혁신도시 지정을 받기까지 우역곡절을 겪은 일이나, 중기부의 일방적인 세종 이전을 눈 뜨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지역의 정치적 위상과 무관치 않다고 할 수 있다. 이게 어제 오늘의 현실이라 할 수는 없지만, 어떤 계기를 발판 삼아 지역이 응집하고 조직화하면 상황을 개선시키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대전·충남 균형발전 본부` 출범에 각별한 의미가 부여되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여당 하부조직임을 스스로 규정하지 말아야 한다. 당 지도부를 상대로 혹은 정부 부처를 상대로 대등한 협상자 역할을 자처해도 된다. 또 경우에 따라서 균형발전 정책의 동반 플레이어라는 확실한 자기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그동안 대전·충남은 대체로 정부·여당이 주는 만큼만 수용하는, 다시 말해 정책 공급자 편의주의 논리에 포섭돼온 경향이 없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그런 수동적 집단사고와 결별할 때가 됐다고 본다. 대전·충남 균형발전 본부가 이름값을 하기위해서라도 전위에 서야 함은 물론이다. 대전·충남이야 말로 균형발전의 사각지대 아닌가. 이 불합리는 혁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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