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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특수 실종' 코로나·물가 상승 이중고 전통시장

2021-01-27 기사
편집 2021-01-27 17:12:51
 김용언 기자
 whenikiss99@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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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두기 지속 매출 줄어, 설 앞두고 지역 대규모 신규 확진까지
밥상 물가 상승에 손님 줄고 매출 뚝 떨어져

첨부사진127일 오전 대전 유성시장. 물건을 사려는 인적은 끊겼고 차량들만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김용언 기자


"시장에 사람이 없으니 망하기 일보 직전이네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설 대목도 옛말입니다" 대전 유성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윤모씨는 호두를 퍼 담으며 연거푸 한숨을 쉬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전통시장에는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는커녕 냉랭한 기운만 감돌고 있다.

27일 오전 대전 유성시장. 평일임을 감안해도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새벽부터 도매시장에서 가져온 채소, 과일 등으로 진열장을 가득 채운 상인들의 바쁜 손놀림이 무색할 만큼 손님들의 움직임은 뜸했다.

윤씨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70% 이상 떨어졌고 지금은 손님을 하루에 한 명 받을까 말까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작황 부진·수급 불안정 등을 이유로 도매가격까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시장의 다른 상인은 "도매가가 오르는 상황에 매출 회복을 위해 3만 원짜리 멸치를 1만 원에 파는 등 파격적인 에누리까지 하고 있지만 재고만 쌓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청과물은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으로 흉년이 들어 가격이 20-30% 올랐다는 게 상인들의 전언이다.

도매가격이 올라 비싼 값에 물건을 가져와도 잘 팔리지 않으면 마진율이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밥상 물가가 오르다 보니 손님이 끊겨 매출이 반 토막 났다"며 "설을 앞두고 선물세트와 제사 상품 위주로 준비해놨는데 팔리지가 않아 다 버리게 생겼다"고 애꿎은 포장용 보자기만 매만졌다.

명절을 최고 성수기로 꼽는 떡집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성시장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주 재료인 쌀, 잡곡 값이 모두 올랐지만 막상 떡 가격은 올릴 수 없다"며 "명절을 앞둘 때는 하루 평균 50만-1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10만 원 안팎에 그치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역 코로나 집단 발병도 상인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유성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하루 20만 원 평균의 매출을 올렸지만 현재는 5만 원 팔기도 힘들어졌다"며 "설을 앞뒀을 땐 한 달 평균 1000만 원을 목표 매출로 삼았었는데 국제학교 집단 감염이 터지고 지금은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했다.

도매시장 상인들은 기존 대량으로 식료품을 사가던 식당 자영업자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말한다. 믿을 건 가격 경쟁력뿐인데 산지 공급 물량이 적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노은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전통 시장 만큼의 타격은 없지만 아무래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한다면 매출이 30% 가까이 줄었다"며 "작황이 부진해 도매가가 오른 만큼 소매상인들의 어려움이 상당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백모씨는 "건어물은 주로 식당에서 대량 주문을 하거나 명절 때 선물로 많이 팔리는데 지금은 일반 손님들의 요리용으로 소량 구매만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시세가 올랐어도 판매량에 맞춰 오히려 가격이 더 내려갔다"고 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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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27일 오전 대전 유성시장의 한 건어물 가게에서 한 상인이 물건을 정리하는 모습. 사진= 김용언 기자


첨부사진327일 오전 한산한 모습의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사진= 김용언 기자


첨부사진427일 오전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물 가게에서 손님이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김용언 기자


첨부사진527일 오전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건어물 가게에서 상인이 재고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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