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 대상 '본부 근무자' 한정…"막차 타자" 분위기 뒤숭숭
중기부 "이전 고시일 기준 근무 직원 한정"

[사진=대전일보DB]
[사진=대전일보DB]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최근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상급기관인 중기부가 세종으로 이전하면서 `특별공급` 대상이 되냐 마냐를 두고 벌어지는 공방 때문. 그가 몸담은 기관에서 중기부는 `큰 집`으로 불린다. 김씨는 "`큰집 사람들은 빠른 승진에 아파트 특공까지 받는다`는 시기 어린 질투가 나온다"며 "특공 대상에 포함되고 싶어 중기부 전입 `희망 고문`에 빠진 직원들이 부지기수"라고 귀띔했다.

지난 12일 중기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협약을 통해 특별공급 시작 시점을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행복도시 주택공급 세부 운영기준`(훈령)을 개정했다. 중기부 직원에 대한 특별공급 자격을 내년 7월 1일부터 5년간 부여하기로 했다.

기존 훈령대로라면 중앙행정기관의 경우 이전 고시일로부터 특별공급이 가능했다. 풀어 설명하면 중기부는 관보에 고시된 지난 15일 자로 특공 자격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기관 이전이 `공무원 특공` 때문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자 시작 시점을 뒤로 미룬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기부는 특공 프리미엄이 아닌 `다른 부처와의 원활한 협의가 우선`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세종 이전 의향서를 제출한 지 석 달 만에 속전속결로 결과물을 만들어 낸 중기부의 입장으로 비쳐보면 `협업이 우선`이라는 겸양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로또 특공`을 향한 내부 분위기는 중기부의 설명과 달리 온도차가 확연하다. "반대 여론으로 세종 이전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직원들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소속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공무원 A씨의 전언이다.

A씨는 "지역 사회의 반대가 심해도 기관 이전이 확정될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중기부 이전이 수면 위로 드러난 지난해 10월부터 직원들의 관심은 세종 이전에 따른 아파트 특별공급 여부에 쏠렸다.

이런 분위기를 담듯 직원들 사이에는 본부(중기부) 근무를 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중기청 관계자는 "올해는 세종 아파트 특별 공급 가능성까지 열려 본부 전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고 했다. 일종의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린 셈이다.

중기부는 매년 정기·수시 인사를 통해 전국 13개 지방청과 인적 교류를 하고 있다. 본부(중기부) 직원들이 지방으로 내려가기도 한다. 중기부 뿐만 아니라 여타 공공기관의 경우 상급기관 전입은 승진 기회와 근무성적평정 관리 등 유무형적 인사 발판이 마련된다. 특히 중기부의 경우엔 로또로 불리는 세종시 아파트 특공까지 얹어졌다.

이와 관련해 중기부는 추후 부여할 특별공급 기준을 명확히 내세우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전 고시일(1월 15일) 기준 본부에 근무하고 특별공급을 받기로 한 내년 7월에도 중기부에 몸담고 있는 직원에 한 해 자격이 주어진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기 인사는 오는 3월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김용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용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