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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퇴직공무원 산하기관행 신중히 생각할 일

2021-01-24 기사
편집 2021-01-24 17: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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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완 전 충남도청 재난안전실장이 최근 충남도 산하 최대 공기업인 개발공사의 사장으로 내정돼 충남도의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정 내정자의 경우 9급으로 입문해 2급까지 오른 데다, 토목직 출신이어서 개발공사 업무와 연관성이 깊고 전문성도 갖춘 인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서류심사와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등 지방공기업이 요구하는 공모 절차도 모두 거쳐 임명까지 걸림돌도 없다고 한다. 다만 지난해 말 퇴직하자마자 곧바로 산하기관장으로 재취업을 가능케 하는 현행 제도가 온당한 것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정 전 실장의 사례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퇴직 공무원들이 산하 공공기관에 재취업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최근 3년간 도 산하 공기업과 출연기관에 기관장 등으로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은 13명에 달한다. 퇴직 고위 공무원이 산하기관에 재취업하는 일은 중앙부처는 물론 다른 광역지자체도 마찬가지여서 충남도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산하기관이 퇴직 공무원의 재취업 통로로 전락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산하기관 재취업이 모두 다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성과 무관하게 단체장과 역학관계에 따른 보은 인사나 공직사회 제 밥그릇 챙기기의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는 크다고 하겠다. 퇴직 공무원의 무분별한 산하기관 재취업은 채용 과정의 공정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산하기관의 자체 승진 등 역동성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정감사나 시도의회 행정감사 등에서도 매년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선뜻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공직사회의 폐쇄성과 독점성, 그리고 민선 단체장의 선거 전략과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퇴직 공무원의 산하기관행은 수십년에 걸친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역량을 바탕으로 기관 발전을 꾀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역량 있는 민간의 기회를 차단하는 역효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미 고위 공무원의 사전 내정설이 파다한데 이에 응모할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도는 이 참에 퇴직 공무원의 산하기관행이 '낙하산'이란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공직자 취업심사규정 등을 살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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