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맞은 대학 상권…개점 휴업

19일 오후 대전대학교와 불과 300m 떨어진 상가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조은솔 수습기자
19일 오후 대전대학교와 불과 300m 떨어진 상가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조은솔 수습기자
"조금만 참고 이겨내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희망이 없네요…" 19일 오후 대전 동구 대전대 앞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연신 답답함을 토해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김씨의 카페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으로 불리는 대학생으로 꽉 차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손님이 뚝 끊겼고 월 매출은 70% 가량 급감했다.

특히 최근까지 유지됐던 정부의 `카페 취식 불가` 조처로 가게 운영난은 더욱 가중됐다. 김씨는 전기료 등 고정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영업 시간을 3시간 줄이는 고육지책까지 짜냈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역 대학가 상권은 사실상 초토화됐다. 각 대학들이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비대면 수업을 도입했고, 학생을 주고객층으로 둔 일대 상권은 경영 직격탄을 맞았다.

대전대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방학 기간에도 계절학기를 듣는 학생들로 고정 수입이 있었지만 지금은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코로나가 잠잠해져 대면수업으로 전환돼 상권이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역시 건물 임대료 등 고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편의점은 월세 250만 원, 본사 권리금, 인건비 등이 매달 지출되고 있는데 지난 주에는 인건비라도 줄여보고자 울며 겨자먹기로 아르바이트생의 근무시간을 감축했다"고 박씨는 전했다.

코로나 악재는 대학가 공인중개사 사무실에도 영향을 끼쳤다. 비대면 학사 일정이 일상화돼 학생들이 학교 근처에서 자취방을 찾는 일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동구 용운동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는 황모씨는 "코로나 이전 겨울방학에는 신학기를 앞두고 방을 찾는 신입생들로 가게 앞이 자동차와 가족들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파리만 날린다"며 "1년 전, 하루에 2-3건의 계약이 이뤄졌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일주일 1-2건으로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는 대학가 상권 침체뿐아니라 학생들의 대학생활도 크게 변화시켰다. 여기에 학생과 대학 간 등록금 갈등 등 부작용도 속출했다.

대학생 조모씨는 "입학 전 MT에 가서 선배, 동기와 술을 마시고 어울리면서 재미있게 노는 풍경을 상상했는데, 모든 모임이 금지돼 소수 학과인데도 아직도 모르는 선배가 수두룩하다"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대학생 강모씨는 "방학 기간 해외연수를 가거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학비를 보탰는데 연수프로그램은 모두 취소됐고, 인근 상권의 상점들은 구인을 하지 않아 집과 학교의 도서관만 전전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난해 갑작스러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등록금 반환 요구 여진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모씨는 "우리 20학번은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 건물에서 강의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코로나19 이전 같은 등록금 부과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휴학도 생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역의 한 대학 관계자는 "올해도 지난해처럼 비대면 수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동영상 강의와 쌍방향 강의 비율을 늘리는 등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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