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 붙은 소비심리에 소상공인 '코로나 블루' 호소…세종은 전세 상승폭 최고

전국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제공
전국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제공
코로나19 장기화로 충청권 경제 지표 불균형이 극심해지고 있다.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백화점·대형마트 판매 지수는 매달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가파르다.

14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의 `지역 실물경제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대전 대형소매점(백화점, 대형마트) 지수는 1년 전에 견줘 6.1% 하락했다. 전달(10월) 1.5% 상승하며 소비 심리가 소폭 개선됐지만. 한 달 새 다시 주저앉았다.

코로나 3차 확산으로 고삐가 조여진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이 크다. 대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세종 소비지수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0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8.6%까지 올라갔던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11월 9.6%로 한풀 꺾였다.

충남 소비지수는 대전·세종보다 하락폭이 더 가파르다. 지난해 11월 충남 대형소매점 판매는 감소로 전환됐다. 대형마트 등의 매출이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9.7% 줄었다.

널뛰는 소비심리에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블루를 호소한다. 코로나 장기화에 일과 삶의 균형이 악화됐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6일-12월 31일 소상공인 100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로 인한 일과 삶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일과 삶의 균형이 악화했다는 응답이 71.3%에 달했다. 일과 삶의 균형이 나빠지며 경험한 문제로는 만성피로·피곤함·우울감 증가(78.5%), 일의 질 저하(74.1%) 등이 꼽혔다.

반면 코로나 재확산 여파에도 대전·세종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열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둘째 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11일 기준)을 살펴보면 대전 아파트 매매값은 전주 대비 0.36% 올라 전국 평균(0.25%)을 웃돌았다.

세종 역시 0.24% 올랐는데,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조치원읍과 상대적 가격 수준 낮은 조치원읍과 고운·도담·다정동 주요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는 세종·대전이 전국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종 전세값은 1월 첫째 주에 비교해 1.67% 올라 전국 최고 상승세를 기록했다. 보람·종촌·도담동 등 주요 지역 위주로 전세가격이 올랐다.

세종에 이어 전국 두 번째 전세값 상승세를 보인 대전은 유성구의 상승폭이 눈에 띈다. 유성의 전세가격 상승률(전주 대비)은 대전 평균(0.43%)을 훌쩍 넘은 0.59%를 기록했다. 부동산원은 학군수요가 몰린 관평·상대동이 전세값 상승세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대전 중구(0.44%)는 문화·태평동 대단지 위주로, 서구(0.38%)는 도안·관저동 일대 전세값이 올랐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2법 영향에 따른 전세매물 부족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빚을 내서라도 자산 가치를 담보 받을 수 있는 아파트 매매·전세에 사람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코로나 신규 확진이 줄어도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같은 불균형이 이어지면 경제구조 양극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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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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